(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노란색 유니폼으로 유명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검은색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보냈다.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니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다.
브라질 대표팀의 상징색은 브라질 국기의 밝은 노란색이다. 팀 별명이 노란색 새 '카나리아'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브라질 선수들은 노란색이 아닌 검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최근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본 사례가 잇따른 가운데, 검은색 유니폼에는 이들과 연대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지난달 발렌시아와 원정 경기에서 홈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발렌시아 팬들이 비니시우스에게 '원숭이'라고 외쳤고, 비니시우스가 그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전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비니시우스의 인형이 마드리드의 한 다리 난간에 매달린 이전 사건 등이 다시 언급되며 세계적으로 커다란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브라질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에도 펠리페 실베이라라는 브라질 출신 선수가 경기장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실베이라는 비니시우스의 친구이자 조언자이기도 하다고 브라질축구협회는 전했다.
경기 전 브라질은 물론 기니 대표팀 선수들도 '인종차별이 있다면 경기는 없다'고 쓰인 플래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 대표팀이 검은색 유니폼을 착용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브라질 대표팀의 어웨이 유니폼은 파란색이다.
후반전에는 다시 노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에드나우두 로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 회장은 성명을 내고 "전 세계적으로 근절해야 할 범죄인 인종차별과 싸우는 게 우리 대표팀이 여기에 있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경기는 브라질의 4-1 완승으로 끝났다.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조엘린통이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호드리구가 전반 30분 추가골을 넣었다.
기니의 세르투 기라시가 전반 36분 추격골을 넣어 호드리구의 득점이 결승골이 됐다.
후반 2분 에데르 밀리탕이 브라질이 3-1로 격차를 벌리는 골을 넣은 가운데 비니시우스가 후반 43분 페널티킥 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