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4월에는 스트라이크를 못 던졌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선발 투수가 스트라이크 70개를 던지면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없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화났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돌아본 4월의 부진 이유는 간단했다.
그의 말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스트라이크 비중을 늘려가며 롯데가 기대한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스트레일리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93구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2승(4패)을 수확했다.
직구(41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8㎞로 힘이 넘쳤고,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17개), 커브(16개) 등을 적재적소에 고루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58개, 볼 35개로 유인구 위주의 투구가 마음 급한 키움 타선을 상대로 주효했다.
4월 5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5.82로 부진했던 스트레일리는 5월 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31로 반등했다.
시즌 성적은 2승 4패 평균자책점 4.00이다.
스트레일리는 "이번 달 내 숙제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거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 삼진도 많이 잡고,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말했다.
스트레일리는 5월 들어 한결 좋아졌어도, 지난 20일 부산 SSG 랜더스전은 5이닝 6피안타 2볼넷 5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지는 등 기복을 줄이는 게 숙제다.
그는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줬던 SSG전을 돌아보며 "지난 경기는 2스트라이크 잡은 이후에 타자를 맞힌 게 문제였다. 내 발등에 총을 쏜 경기"라고 비유하며 "오늘 경기는 위기가 있더라도 그런 자해 행위를 하지 않아서 잘 이끌어갔다"고 했다.
이날 2-0으로 승리한 롯데는 25승 15패로 승패 마진 플러스(+) 10이 됐다.
순위표에서는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함께 선두 경쟁을 벌인다.
스트레일리는 "내가 계약했을 때 롯데는 순위표 맨 아래에 있던 팀"이라고 돌아봤다.
롯데는 2019년을 최하위로 마쳤고, 스트레일리는 2020년 입단해 첫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활약해 '털보 에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잠시 한국을 떠났다가 지난해 후반기 KBO리그에 돌아온 그는 롯데의 성장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스트레일리는 "우리 팀이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봐온 입장에서 10경기나 (승패 마진이) 앞선다는 게 큰 의미"라면서 "이게 목표의 전부가 아니다. 시즌 끝나고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1만1천692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원정 응원석을 채운 롯데 팬들은 스트레일리의 이름을 연호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번 수원도 그렇고, 오늘 이곳도 마치 홈 경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정말 즐겁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