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매년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어야 이듬해 시드를 준다.
우승으로 2년 시드를 받은 선수가 아니라면 시즌 막판에 상금랭킹 60위 언저리 선수들은 피를 말리는 경험을 해야 한다.
국가대표 출신 서어진은 신인이던 지난해 상금랭킹 61위로 시즌을 마쳐 시드를 잃고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60위에 턱걸이한 정지민과 상금 차이는 불과 29만8천547만원.
30만원만 더 벌었다면 서어진은 시드전을 뛰지 않고 올해 시드를 확보할 수 있었다.
1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서어진은 겨울 훈련에서 비거리를 늘리고 백스윙 궤도를 바꾸면서 정확도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훈련은 예정대로 잘 진행돼 작년보다 10m가량 비거리가 늘어났고, 쇼트게임 실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지만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컷 탈락한 서어진은 56위-컷 탈락-컷 탈락이라는 부진을 겪었다.
지난 7일 끝난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공동 12위로 분위기를 다잡은 서어진은 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선두에 올랐다.
보기는 하나도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그린을 세 번밖에 놓치지 않은 정확한 샷에, 완벽에 가까운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도 빼어났다.
이날 서어진은 그린 적중 때 평균 퍼트 개수 1.6개에 불과했고 전체 퍼트 개수도 27개에 그쳤다.
서어진은 "오랜만에 전체적으로 샷, 특히 아이언 샷과 퍼트 모두 맘에 드는 플레이를 했다.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진을 털고 생애 첫 우승을 노려볼 기회를 잡은 서어진은 "사실 그동안 아쉽게 컷 탈락한 대회가 이어지면서 컷 통과를 못하면 어쩌나 하는 강박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을 앞두고는 컷 통과보다는 상위권 입상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대회에 나섰더니 결과가 더 좋았다는 서어진은 "우승 생각보단 내일도 오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상금랭킹 1위 박지영도 보기 없이 6언더파 66타를 때려 지난해 12월 치른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통산 2승의 임진희, 그리고 신인 고지원과 2년 차 최예본도 6타를 줄인 끝에 공동선두에 합류했다.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이다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최은우, 장수연 등이 5언더파 67타를 뒤를 이었다.
박현경은 4언더파 68타를 쳤고, 김수지는 3언더파 69타로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KLPGA투어 사상 다섯번째 단일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는 2언더파 70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