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박보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홀인원과 함께 정규 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보겸은 7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2·6천56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2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박보겸은 공동 2위(4언더파 140타)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박보겸의 첫 우승이다. 상금은 1억4천400만원이다.
이전까지 그는 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만 2020년 1승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5일부터 7일까지 54홀 대회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첫날부터 악천후로 대회 진행에 차질을 빚었고, 6일에도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아 1라운드 잔여 경기부터 4시간 이상 지연되며 결국 36홀로 축소됐다.
1라운드 3언더파 69타로 선두 김우정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박보겸은 10번 홀에서 시작한 2라운드 초반 버디와 보기 하나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가 16번 홀(파3·153야드) 홀인원에 힘입어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8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5m가량 굴러 들어가며 단숨에 두 타를 줄여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박보겸은 3번 홀(파3)에서 한 타를 더 줄이고 5∼6번 홀 연속 버디까지 뽑아내 한 때 2위 그룹에 5타 차까지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7번 홀(파4)에서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으나 클럽하우스 리더로 마무리한 그는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모두 마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린 끝에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박보겸은 역대 KLPGA 투어에서 7번째로 홀인원을 기록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최종 라운드 홀인원을 기준으로는 5번째다. 그는 홀인원 부상으로 걸린 5천만원 상당의 고급 침대도 챙겼다.
지난 시즌 뒤 정규 투어 시드순위전으로 밀려 33위에 그쳐 올 시즌 일부 대회에만 출전할 수 있었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25시즌까지 시드를 확보하는 수확도 남겼다.
박보겸은 "예상하지 못한 우승이라 놀랍기도 하지만, 정말 기쁘다. 드림투어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음 주부터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대회에서 아이언샷이 잘되지 않아 속상해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이번 주 연습 결과가 잘 나왔다"고 자평한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탄도와 스핀 컨트롤이 잘 돼 캐디에게 '조만간 홀인원 하나 기록할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나와서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보겸은 "시드 걱정이 없어졌으니 내가 하고 싶던 플레이를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상금으로는 어버이날이 다가와서 아버지와 어머니께 선물을 하나씩 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1라운드 선두였던 김우정은 2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안선주, 홍정민, 황정미, 문정민과 공동 2위로 마친 데 만족해야 했다.
박지영과 이예원, 박결 등이 공동 12위(1언더파 143타)에 자리했고, 이 대회에서 2016∼2018년 3연패를 달성했던 김해림은 안소현, 성유진 등과 공동 40위(2오버파 146타)로 마쳤다.
한편 이번 대회의 박보겸을 포함해 지난해 12월 해외에서 열린 2개 대회를 시작으로 2023시즌 총 7개 대회를 치른 KLPGA 투어에서는 각기 다른 우승자가 나왔다.
KLPGA 투어는 12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용인의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