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잠실 빅보이' 이재원(23·LG 트윈스)은 재활군에 머물던 시간을 떠올리며 "정말 죽을 맛이었다"고 했다.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재원은 "열심히 2023시즌을 준비했는데 부상을 당하고,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복귀에 시간이 꽤 걸렸다"며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만큼 내가 이제 뭔가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 경기가 비로 취소된 지난 6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원의 시원한 장타를 기다리던 LG 팬들도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당분간 이재원을 대타로 기용한다"고 했지만, 이재원이 더그아웃에 있는 것만으로도 LG 팬들은 '장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이재원은 지난 시즌 1군 85경기에서 홈런 13개를 쳤다.
LG 팬들은 우타 거포 유망주 이재원에게 '잠실 빅보이'라는 별명을 선물했다.
애초 이재원은 2022시즌 종료 뒤 입대할 계획이었지만, 2023시즌부터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이 "조금 더 성장하고서 입대하는 게 어떤가"라고 요청해 입대를 미뤘다
개막(4월 1일) 엔트리 합류가 유력했던 이재원은 3월 말 옆구리를 다쳤고, 약 한 달 동안 재활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이 기술 훈련을 시작하자 직접 메시지를 보내 "하루에 공 700개 이상을 보라"고 지시했다.
피칭 머신의 공을 '눈'으로 익혀 경기 감각을 빠르게 끌어 올리고 선구안도 키우라는 의도였다.
이재원은 "처음 훈련 일정을 받고는 '이게 될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곧 하루에 공 700개를 보는 게 습관이 됐다"며 "하루에 2시간 30분 정도 공을 봤는데, 공을 눈에 익히는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부터 퓨처스(2군)리그에 출전한 이재원은 5경기에서 16타수 4안타(타율 0.250)를 쳤다. 안타 4개 중 3개가 홈런이었다.
이재원은 "아직은 타격감을 조금씩 끌어올 리는 과정이다. 1군에서 결과를 내야 타격감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지만, 염 감독은 2군 경기 결과를 통해 이재원의 장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재원은 재활 기간 체중도 5㎏ 줄였다.
그는 "음식을 줄인 건 아니다. 훈련량을 늘리다 보니 몸무게가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천에 머물던 '잠실 빅보이' 이재원이 가장 그리워하던 땅, 잠실에 도착했다.
이재원을 향한 LG 구단과 팬들의 기대감도 다시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