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는' 흥국생명, 요시하라 효과로 여자배구 선두권 경쟁(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배구 2025-2026시즌 V리그 초반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이 전반기 막판 상위권 순위 싸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흥국생명이 14일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3-1 역전승으로 쾌조의 3연승을 달리며 시즌 12승 10패를 기록, 2위 현대건설(승점 39·13승 9패)과 동률을 이룬 것.
승수(현대건설 13승, 흥국생명 12승)에서 밀려 3위를 유지했지만, 2위까지 치고 올라갈 기세다.
개막 직후 4연패 부진에 빠져 5위로 추락하며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을 구겼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024-2025시즌 '배구 여제' 김연경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달성했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김연경 은퇴 공백을 절감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작년 10월 18일 정관장전에서 3-1로 승리했지만, 이후 4연패에 빠져 1라운드를 2승 4패로 마쳤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 주역인 베테랑 세터 이고은이 허리 등이 좋지 않아 서채현이 공백을 메웠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약점을 드러내며 다른 팀들의 '승점 자판기' 신세였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베테랑 세터 이나연을 영입했고, 경기를 조율해왔던 서채현도 공격수들과 호흡이 좋아지면서 요시하라 감독 특유의 조직력 배구가 살아났다.
요시하라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 여자 대표팀의 주축 미들 블로커로 활약했고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괄목할 성과를 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프로 리그의 명문 구단 JT 마블러스 사령탑을 맡아 아홉 시즌 동안 리그 우승 2회, 준우승 3회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5-2016시즌에 팀의 1부 승격을 견인했고, 2023-2024시즌은 정규리그 전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흥국생명의 공격적인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주축 선수들의 리시브 능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이다현, 아날레스 피치(등록명 피치), 김수지가 포진한 미들 블로커진을 적극 활용한 전술 다양화를 꾀했다.
또 지난 시즌 후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와 재계약하지 않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7순위로 뽑은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이 타점 높은 공격으로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약점으로 꼽히던 아웃사이드 히터진에서도 김다은과 최은지, 정윤주가 고른 활약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흥국생명은 2라운드에 두 차례 2연승을 포함해 4승(2패)을 수확했고, 3라운드에도 3승 3패로 50% 승률을 기록했다.
4라운드 들어선 첫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2-3으로 덜미를 잡혔음에도 정관장과 페퍼저축은행에 이어 선두를 질주하는 한국도로공사까지 잡고 3승 1패로 선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세라면 2위 도약은 물론 도로공사와 1위 싸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은 18일 IBK기업은행과 원정경기에 이어 23일에는 GS칼텍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요시하라 감독 영입 효과'를 보며 상위권 판도 변화의 핵으로 떠오른 흥국생명이 남은 시즌 어떤 성적표로 디펜딩 챔프의 위용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