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감독대행 체제' 4개 구단, 상위권 판도 변화 주도(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에서 중상위권 순위 싸움이 본격화한 가운데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남녀부 4개 구단이 판도 변화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4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V리그의 남자부는 1위 대한항공(승점 41)부터 4위 한국전력(승점 33)까지 승점 8 범위 안에서 경쟁 중이다.
여자부도 선두 한국도로공사(승점 43)가 한발 앞선 가운데 2위 현대건설(승점 38)부터 5위 IBK기업은행(승점 30)까지 네 팀이 승점 8 범위 안에 늘어서 있다.
현재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네 팀이 동시에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 중이다. 이 대행 체제의 팀들이 상위권 팀을 위협 중이다.
8일 열린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 경기 결과가 대표적이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전 감독이 사퇴한 후 임시 사령탑에 오른 박철우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는 '코트 반란'을 일으켰다.
우리카드는 전날까지 이번 시즌 대한항공에 3전 전패를 당했던 터라 대한항공의 셧아웃 패배는 이변으로 여겨졌다.
박철우 대행은 임시 사령탑에 오른 후 지난 2일 OK저축은행전 3-0 대승으로 데뷔승을 올린 데 이어 대한항공을 격침하고 2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반면 올 시즌 파죽의 10연승을 달렸던 대한항공은 주축 공격수 정지석의 부상 공백 속에 3연패 부진에 빠져 2위 현대캐피탈(승점 38)에 승점 3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우리카드는 6위로 밀려 있지만, 3위 KB손해보험(승점 34)을 2라운드 때 꺾은 적이 있어 상위권 경쟁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수준을 넘어 순위 변동을 좌우하는 복병으로 떠올랐다.
우리카드는 오는 11일 KB손해보험과 홈경기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여자부 5위 기업은행도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8일 최하위 정관장의 추격을 3-1로 뿌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기업은행은 7연패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호철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여오현 대행 체제에서 8승 3패(승률 72.7%)를 기록 중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에선 승수를 올리지 못했어도 3위 흥국생명(승점 33)과 4위 GS칼텍스(승점 30)를 한 차례씩 잡은 적이 있다.
기업은행은 흥국생명을 승점 3차로 추격 중이어서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가는 한편 여세를 몰아 상위권 진입도 노려볼 기세다.
기업은행은 11일 현대건설전을 시작으로 GS칼텍스(15일), 흥국생명(18일), 한국도로공사(22일)와 차례로 맞붙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권 판도가 출렁일 전망이다.
또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전 감독의 뒤를 이어 KB손해보험의 지휘봉을 잡은 하현용 감독대행과 김상우 전 감독 사퇴 후 삼성화재의 임시 사령탑에 오른 고준용 감독의 행보도 시선을 끈다.
하현용 대행은 지난 7일 고준용 대행과 '대행 더비'에서 3-1 승리를 이끌고 첫 승리를 거뒀다.
고준용 대행은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을 차례로 꺾는 '코트 반란'을 지휘한 뒤 KB손보의 벽에 막혀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침체에 빠졌던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네 감독 대행을 보면, 37세의 고준용 대행부터 41세 박철우 대행, 44세의 하현용 대행, 48세의 여오현 대행까지 모두 30, 40대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선수들과 소통에선 50, 60대 감독들보다 강점을 지녔다.
이와 관련해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은 "감독대행 체제 팀들은 한 번 기세를 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4개 팀 모두 급하게 새 감독을 영입하지 않고 감독대행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한 만큼 이들 임시 사령탑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