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33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든 SSC 나폴리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구단 '전설'이자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에 공을 돌렸다.
나폴리는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25승 5무 3패로 승점 80을 쌓은 나폴리는 2위 라치오(19승 7무 7패·승점 64)와 승점 차를 16으로 벌려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경기 후 스팔레티 감독은 스포츠 스트리밍 업체 다즌(DAZN)과 인터뷰에서 "(나폴리의) 팬들은 그간 대단한 지도자, 선수들을 봐 왔다. 무엇보다 팬들은 마라도나의 경기를 봤던 사람들"이라며 "아마도 마라도나의 가호가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나폴리가 세리에A를 제패한 건 1989-1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이자 1986-1987시즌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다.
1989-1990시즌은 2020년 세상을 떠난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맹활약하던 시절이다.
올 시즌에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를 포함해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 빅터 오시멘 등이 공수에서 활약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이번 우승을 선수들에게 바친다. 선수들은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할 자격이 있다"며 "모든 팬들께 이 우승을 바친다. 나폴리, 이 우승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나폴리 구단의 모든 구성원, 내 코칭스태프,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단장, 그리고 나를 지지해준 내 딸과 가족들에게 이 우승을 바친다"며 기뻐했다.
1959년생인 스팔레티 감독은 이로써 세리에A에서 우승한 '최고령 지도자'가 됐다.
유럽 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인 그는 2018-2019시즌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이끌다 경질된 후 농장, 목장을 운영하며 축구 현장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의 지휘봉을 잡았다.
스팔레티 감독은 "여기에 모은 사람들은 이 순간을 기억하면서 인생에서 어려운 국면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나폴리는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엔 2∼3부리그로 떨어지기도 했다.
2007-2008시즌부터 세리에A를 지키며 리그 상위권 팀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승에는 닿지 못하다가 마침내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 AC 밀란, 인터 밀란 이외의 팀이 우승한 것은 2001년 AS 로마 이후 올해 나폴리가 2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