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질주 IBK 여오현 대행 "비결? 선수들이 잘 따랐을 뿐"(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비결은 없습니다. 선수들이 잘 따랐고, 그게 힘이 됐습니다."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파죽의 4연승을 달린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여오현 감독대행이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여 대행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5-2026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세트 점수 3-0으로 승리한 뒤 "첫 세트를 잘 버티며 따낸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며 "4연승은 워낙 분위기 좋게 잘해서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여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외국인 선수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 대행은 "빅토리아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가서 어려운 공 처리 능력을 보여줘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 킨켈라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공격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세터 박은서의 성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 대행은 "엄청나게 떨릴 텐데 정말 잘하고 있다"며 "중간중간 표정이 어두워지길래 '괜찮으니 웃으라'고 했다. 앞으로도 담대하게 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이끌게 된 고충과 지도 철학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 대행은 "감독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고, 집중해야 하는 자리라 너무 어렵다"면서 "선수 생활을 하며 연패도, 연승도 많이 해봤는데 이길 때는 지도자가 말 안 해도 선수끼리 잘한다"고 짚었다.
이어 "팀이 무거워지면 선수들이 눈치만 보게 되는데, 지도자가 어떻게 풀어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계속 대화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한다. 단, 선수들이 너무 가볍게 하거나 해이해지면 한 번씩 소리는 지른다"고 웃었다.
반면 홈에서 완패당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아쉬움을 삼켰다.
이 감독은 "결과가 달랐다면 흐름도 달랐을 텐데 1세트가 아쉬웠다"며 "선수들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다운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IBK기업은행은 흐름과 기세가 좋아 원래도 강팀으로 예상했다"며 "저희 선수들이 고비를 넘겼다면 대등한 경기를 했을 텐데, 두 번 이기고 한 번 진 것이니 기죽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무릎 통증을 호소한 지젤 실바에 대해서는 "잠깐씩 나오는 통증이라 크게 우려스럽진 않다"고 전했고, 세터 김지원에 대해서는 "감기가 있어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안혜진이 빠진 가운데 열심히 해줬다"고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