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호 400서브' 대한항공 캡틴 정지석 "500서브도 도전"(인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내가 선수 생활을 '오래 했구나' 하는 생각을 (400서브를 달성했다는) 전광판을 보고 했습니다. 기록을 위해 하는 건 아니지만 500서브도 하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주장인 정지석(30)은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에 앞장선 뒤 자신이 달성한 개인 통산 400서브에 의미를 부여했다.
직전 경기까지 통산 398서브를 작성 중이던 정지석은 9-14로 끌려가던 1세트 중반 호쾌한 스파이크 서브로 2연속 서브 에이스를 터뜨려 400서브를 달성했다.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에서 남자 선수로는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거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480서브)에 이은 역대 2번째 대기록이다.
여자부까지 포함하면 22시즌째 뛰는 황연주(한국도로공사·461서브)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13시즌째 뛰는 정지석으로선 전인미답의 500서브 달성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특히 정지석은 우리카드전에서 21득점에 공격 성공률 51.5%의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임동혁(25점)에 이어 팀내에서 두 번째 많은 득점으로 3-1 승리를 이끌면서 대기록도 함께 작성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역대 1호 팀 통산 3만7천 공격득점까지 달성했다.
정지석은 이번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주장 중책을 맡게 됐다.
브라질 남자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명장'인 헤난 달 조토 감독은 베테랑 세터 한선수(40)가 10년간 찼던 완장을 정지석에게 줬다.
이런 변화는 영광을 재현하려는 대한항공이 40세 듀오 한선수, 유광우와 20대 선수 중간에 있는 정지석에게 거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으나 지난 시즌엔 현대캐피탈에 밀려 무관에 그쳤다.
2018-2019시즌과 2020-2021시즌 V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는 등 국내 최고 선수로 이름을 날린 정지석은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 달성의 중심에 있었으나 지난 시즌엔 정강이 피로 골절 여파로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
점프가 제대로 나오지 않자 시즌 중반에는 리베로로 출전하기까지 했다.
'정지석의 시대는 끝났다'며 비아냥거리는 말까지 나왔지만, 올 시즌에는 공격종합 2위(성공률 54.7%)와 오픈공격 2위(성공률 48.5%)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간판급 선수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득점에서는 3경기에서 61점(경기당 평균 20.3점)을 뽑아 득점 부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10위 김우진(45점·삼성화재)과 12위 허수봉(44점·현대캐피탈)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토종 공격수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그는 "양 팀 모두 범실이 많았던 것 같고 범실 때문에 경기가 길어졌는데 승점 3점을 따온 건 수확"이라면서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선수들이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커진 것 같다"고 승리 비결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