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완패한 '프로농구 8위' 삼성 김효범 감독 "팀이 모래알"(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안방에서 원주 DB에 완패해 3연패를 당한 서울 삼성 김효범 감독은 압도적인 경기력 차이를 인정하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DB에 80-94로 졌다.
초반부터 끌려다닌 경기였다. 삼성은 전반 필드골 성공률 42%-65%, 리바운드 11-23으로 밀린 채 후반을 17점 뒤진 상황에서 시작했고,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 한 채 패배를 떠안았다.
3쿼터 들어 격차는 최대 28점까지 벌어졌고, 그나마 4쿼터에서 케렘 칸터의 연속 득점으로 14점 차까지 따라붙은 덕에 완전한 망신은 피했다.
김 감독은 "하루 종일 해도 헨리 엘런슨과 이선 알바노의 원투펀치를 못 막을 것 같은 경기였다"며 "오히려 DB가 봐준 게 아닌가 싶은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1대1 수비가 전혀 안 됐다. 팬분들은 더 좋은 팀을 응원할 자격이 있으신데, 너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2승 5패를 쌓아 8위로 제자리 걸음했다. 7위 서울 SK(3승 4패)와 격차는 더 벌어졌고, 한 경기만 더 지면 9위 고양 소노(2승 6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김 감독은 "팀이 모래알 같은 느낌"이라며 "다들 자기 것만 챙기려고 한다. 팀 스포츠가 아닌 개인 스포츠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두들겨 맞아서 좋은 점도 있다. 선수들이 부끄러움도 느끼고, 이를 계기로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 오늘 같은 경기는 하면 안 된다. 정신 무장 잘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적진에서 연패를 끊고 개막 후 다섯번째 승리를 챙긴 DB의 김주성 감독은 "선수들에게 100%를 쏟아내라고 주문했는데, 다들 120%를 쏟아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승리로 5승 4패를 기록한 DB는 5위에 머물렀지만, 6위 울산 현대모비스(4승 5패)와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몸싸움 없이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오늘 경기 중에도 선수들에게 이 부분에 대해 강조했다"며 "다음 경기까지 휴식기 동안에는 몸싸움에 100%를 쏟아내는 부분에 중점을 둬서 더 연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