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갑작스럽게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울산 HD의 공식전 연승을 이끈 노상래 감독대행은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고 평가하며 팀이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를 바랐다.
노 감독대행은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 홈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만 생각난다. 선수들이 90분을 다 뛸 수 있는 체력에 어려움이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울산은 이날 전반 12분 터진 김민혁의 한 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K리그1에서 10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로 내몰릴 위기에 빠진 울산은 ACLE에서는 3경기 무패(2승 1무) 행진을 이어가며 동아시아 권역 중간 선두(승점 7)에 올랐다.
사흘 전 광주FC를 잡고 K리그1 7경기 무승에서 벗어난 뒤 ACLE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모처럼 공식전 연승을 거둬 울산으로선 기쁨이 두 배였다.
이번 시즌 부진에 허덕이는 울산이 공식전 연승을 달린 건 5월 11일 제주 SK와의 리그 경기(2-1)와 5월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코리아컵 16강전(3-0)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다가오는 주말부터 K리그1 파이널B 경쟁을 앞둬 일단 강등권 탈출이 시급한 울산은 이날 대폭 로테이션을 가동해 일본 J1리그 5위 팀인 산프레체를 잡았다.
노 대행은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리그 경기(18일 광주전) 이후 조금 일찍 로테이션을 고려했고 선수들 개인에게 준비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생각한 대로 잘 따라와 줬다"면서 "경기력이 올라온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 수비로 주로 나서던 트로야크가 미드필더로 출격해 공수 두루 맹활약하며 무실점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노 대행은 "팀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트로야크에게 ACLE에서 홀딩 미드필더로 내보내겠다고 했더니 본인이 할 수 있겠다고 하더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에 신경 썼다"면서 "잘해줘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신태용 전 감독이 팀을 맡은 지 두 달 만인 이달 초 계약 해지된 이후 여러 잡음이 이어지는 울산은 노 대행 체제에서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 리는 모습이다.
노 대행은 "선수들과 마음의 대화를 많이 시도한 것이 긍정적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훈련과 전체적인 분위기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시 프로 감독으로 벤치에 앉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현재 팀의 상황을 보고 결정을 내리게 됐다. 걱정이 컸지만, 유소년 아이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는 그는 "이 시기가 어서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인 김민혁은 "모두 하나 돼서 이길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랜만에 출전해서 잘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았는데, 감독님이 대화를 통해 잘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김민혁은 8월 24일 FC서울과의 리그 경기 이후 약 두 달 만에 출전 기회를 얻어 시즌 첫 골을 폭발하며 팀의 위기 탈출에 앞장섰다.
김민혁은 "저도 적지 않은 나이지만, 형들이 잘 이끌어 주셨다. 어떻게 하면 팀이 좋은 방향으로 잘될 수 있을지 노력하고 있어서 잘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