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랜더스의 핵심 불펜 노경은(41)은 구단의 배려 속에 입원한 아내의 곁을 지키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빠지면 안 된다"고 남편을 야구장으로 돌려보냈다.
무겁게 발걸음을 옮긴 노경은은 이틀 연속 홀드를 챙기며, 2년 연속 홀드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노경은은 3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 팀이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6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35번째 홀드를 거뒀다.
팀 후배 이로운도 이날 33홀드를 올렸지만, 3위를 확정한 SSG가 잔여 3경기 중에 적절한 휴식을 주기로 한 터라 노경은 사실상 2년 연속 홀드왕을 확정했다.
33홀드를 올린 김진성(LG 트윈스)은 팀이 1경기만 남겨둬, 노경은을 넘어설 수 없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SSG 노경은이 7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5.7.2 [email protected]
34번째 홀드, 35번째 홀드는 아내의 배려 속에 만들어졌다.
노경은은 30일 경기 뒤 구단을 통해 "어제(29일) 아내가 응급실로 이송돼 이틀 동안 치료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숭용 감독님이 '경기보다 가족이 우선이니 아내 곁을 지켜야 한다'라고 배려해주셨다"며 "그런데 아내가 오히려 '이 중요한 시기에 빠지면 안 된다'면서 야구장에 나가 출전 대기를 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노경은은 29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 1시간 전에 도착했다.
접전이 벌어졌고, 노경은은 팀이 4-1로 앞선 7회에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올렸다.
29일 롯데전이 끝난 뒤 다시 병원으로 간 노경은은 30일에는 아내가 검사받는 걸 지켜본 뒤, 고척돔으로 이동했다.
3회가 진행되는 중에 고척돔에 도착한 노경은은 서둘러 몸을 풀고, 6회에 등판했다.
노경은은 홀드로 팀의 배려와 아내의 응원에 화답했다.
SSG는 30일 키움을 4-3으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노경은은 "선수 가족을 존중해주는 구단과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하다. 나 역시 마지막까지 3위 달성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런 좋은 문화가 있었기에 팀이 3위를 할 수 있었다. 다행히 아내는 호전됐다. 이제는 포스트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노경은은 77경기에 등판해 3승 6패, 3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