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연기' 노시환 vs '본능' 손아섭…주루도 선의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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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연기' 노시환 vs '본능' 손아섭…주루도 선의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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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 선두 LG와 대결서 상대 방심 부른 '연기'로 득점

손아섭은 지난달 잠실 원정서 LG 포수 태그 피한 슬라이딩

태그 피하는 노시환
태그 피하는 노시환

(서울=연합뉴스)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7회말 1사 2,3루 한화 하주석 땅볼 때 3루주자 노시환이 LG 포수 박동원 태그를 피하며 득점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나왔지만, 박동원이 공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 포수 미트로 태그한 장면이 잡히면서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2025.9.26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매 경기 '안타 내기'로 한화 이글스 팬들을 즐겁게 하는 손아섭(37)과 노시환(24)이 '주루'에서도 경쟁심을 드러냈다.

지난 달 손아섭이 '본능적인 주루'로 결정적인 득점을 하자, 이번엔 노시환이 '연기'를 가미한 주루로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노시환은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동점 득점'을 한 뒤 "손아섭 선배의 슬라이딩도 대단했지만, 나는 '연기'까지 했다"며 "내가 한 주루는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고 불린 이 LG전에서 노시환은 0-1로 뒤진 7회말 1사 2, 3루에서 하주석의 기습 번트 때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 홈을 밟았다.

하주석의 기습 번트는 LG 투수 김영우의 정면으로 굴러갔다.

3루 주자였던 노시환은 3루와 홈 사이에 갇혔다.

득점 성공하는 한화 노시환
득점 성공하는 한화 노시환

(서울=연합뉴스)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7회말 1사 2,3루 한화 하주석 땅볼 때 3루주자 노시환이 상대 실책으로 득점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웃 판정이 나왔지만, 박동원이 공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 포수 미트로 태그한 장면이 잡히면서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2025.9.26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이때 노시환의 '연기'가 시작됐다.

체념한 듯 LG 포수 박동원이 기다리는 홈 플레이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노시환은 박동원이 접근하자, 빠르게 몸을 비틀며 태그를 피했다.

박동원의 포수 미트는 노시환의 몸에 닿았다.

주심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노시환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두 팔을 벌려 '세이프'를 주장했다.

한화 더그아웃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영상에서 박동원이 공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 포수 미트로 태그한 장면이 잡혔다. 일명 '빈 글러브 태그'였다.

판정이 번복되면서 한화는 1-1 동점을 만들었고, 연속해서 적시타가 터져 4-1로 역전했다.

노시환은 "'그냥 나를 죽여'라는 듯한 제스처로 상대가 방심하게 했다. 포수 태그를 피할 때도 '스리 피트'를 넘어가지 않도록 신경 썼다"며 "런다운에 걸렸을 때를 가정하면서 '이렇게 해보자'는 상상을 해봤는데, 오늘 그 전략을 사용했고 통했다"고 웃었다.

그는 "체념한 듯한 표정도 계획된 것"이라며 "내 연기가 통했다. 연기를 하지 않았으면 그냥 죽었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아섭
손아섭 '득점’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경기. 7회 초 1사 3루 때 한화 손아섭이 문현빈의 타격으로 득점하고 있다. 2025.8.10 [email protected]

노시환이 자신의 주루와 비교하며 언급한 손아섭의 '대단한 슬라이딩'은 지난 달 10일 잠실 LG전에서 나온 바 있다.

당시 손아섭은 '본능적인'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올렸다.

한화가 3-2로 앞선 7회초 1사 3루에서 문현빈이 1루수 앞 땅볼을 쳤다.

LG 1루수 천성호가 홈으로 송구했고, 공이 3루 주자 손아섭보다 먼저 도착했다.

하지만 손아섭이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왼팔을 접고, 오른손으로 홈 플레이트를 터치하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당시 손아섭은 "어떻게든 1점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홈까지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하려는데, 공이 이미 포수 미트에 있었다"며 "예전에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포수 태그를 피해서 득점한 적이 있다. 오늘도 순간적으로 내 몸이 반응했다. 왼손으로 홈을 터치하려다가 포수 미트가 보여서 본능적으로 왼손을 접고, 오른손을 뻗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날도 한화는 LG를 5-4로 꺾었다.

하지만, 노시환은 자신의 주루가 더 희소성이 있다고 자부했다.

손아섭‘득점’
손아섭‘득점’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경기. 7회 초 1사 3루 때 한화 손아섭이 문현빈의 타격으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025.8.10 [email protected]

절친한 선후배였던 둘은 손아섭이 7월 31일 NC 다이노스에서 한화로 이적하면서, 매일 붙어 다니는 사이가 됐다.

안타 내기를 하며 서로를 자극하던 둘은 주루에서도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손아섭과 노시환은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같은 목표를 품고 뛴다.

KBO리그 통산 안타 1위(2천617개) 손아섭은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다. 젊은 거포 노시환은 올해 개인 첫 포스트시즌 출전을 앞두고 있다.

둘의 경쟁심은 한화의 비상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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