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중국프로축구 청두 룽청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첫 경기를 치른 서정원 감독은 모처럼 한국에서 경기한 것에 설렘을 드러내면서도 역전패라는 결과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 감독은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2025-2026 ACLE 리그 스테이지 첫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팀의 첫 ACLE 경기였는데 결과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 감독이 이끄는 청두는 이날 울산에 1-2로 져 ACLE를 패배로 시작했다.
전반 막바지 먼저 한 골을 넣어 앞서 나갔으나 후반전에 연속 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해 청두로선 아쉬움이 더 짙게 남았다.
서 감독은 "전반전엔 우리가 생각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가며 골도 나왔다. 하지만 리그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후반에 중요한 선수들을 뺄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면서 동점과 역전 골을 허용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패배는 아쉽지만, 이날 울산전은 청두 구단 역사에는 중요하게 남을 경기였다.
2018년 창단한 청두의 사상 첫 ACLE 경기였기 때문이다.
2024시즌 슈퍼리그 3위에 오른 청두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이번에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를 밟았다.
팀이 2부에 있던 2021년부터 이끌어 온 서 감독에게도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서 감독은 "오랜만에 ACLE에 나오니 설레더라. 수원 삼성에 있을 때도 ACL을 치러봤지만, 중국 팀을 데리고 한국 팀과 경기하니 설레는 마음이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2부부터 시작하며 목표는 세웠었다. 단순히 1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엔 이런 무대에서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품었다"면서 "팀을 만들어 나가며 보람을 느꼈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힘들 때 축구에만, 선수들에게만 집중하면서 이런 위치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CLE에 나서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주려고 했다. 이미 우리 팀은 많이 발전했고 조직적으로 좋아졌다고 생각하며, 울산 같은 강팀과 만나서도 선수들이 그런 면을 보여줬다고 본다"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감독은 "축구는 계속 배워야 하고, 위로 올라가고자 해야 하는 게 감독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서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 신태용 울산 감독과 경기 전 진하게 포옹하고 끝난 뒤에도 한참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 감독은 "신 감독이 저희가 베스트로 나올 줄 몰랐다고 하더라. 저는 '후반전에 다 빼주지 않았느냐'고 얘기했다"면서 "서로 응원했고, 저는 울산이 빨리 K리그에서 위쪽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응원해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