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노경은·김진성의 아름다운 홀드왕 경쟁 "서로가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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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노경은·김진성의 아름다운 홀드왕 경쟁 "서로가 원동력"

빅스포츠 0 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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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방출 아픔 속에 입단 테스트 거쳐 부활

세월 거스르고 최고의 불펜으로 우뚝…서로 향해 엄지척 "존경한다"

홀드왕 경쟁 펼치는 40대 노경은(오른쪽)과 김진성
홀드왕 경쟁 펼치는 40대 노경은(오른쪽)과 김진성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홀드왕 경쟁을 펼치는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노경은(오른쪽)과 LG 트윈스 김진성이 8일 서울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 9.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베테랑 불펜 투수 노경은(41)과 LG 트윈스 김진성(40)은 공통점이 많다.

노경은은 1984년 3월 11일, 김진성은 1985년 3월 7일에 태어났고, 프로 데뷔도 1년 차이를 두고 했다.

두 선수는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를 누렸다.

노경은은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2012년과 2013년 선발 투수로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진성은 2014년 NC 다이노스에서 25세이브를 올린 뒤 핵심 불펜 투수로 리그를 호령했다.

둘은 내리막길도 함께 걸었다.

노경은은 2021시즌 뒤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됐고, 김진성 역시 2021시즌을 마치고 NC의 리빌딩 칼바람 끝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두 선수 모두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노경은과 김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노경은은 입단 테스트를 통해 SSG에 입단했다. 당시 보장 연봉 1억원의 헐값에 계약했다.

김진성 역시 여러 구단에 직접 연락해서 입단 테스트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뒤 우여곡절 끝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김진성의 새 시즌 연봉도 1억원이었다.

두 선수가 재기할 것으로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둘은 보란 듯이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김진성은 2023년과 지난해 연속 20홀드 이상을 기록했고, 불혹에 접어든 올해에도 제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노경은도 SSG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맹활약을 펼친다.

2023년 30홀드를 거둔 노경은은 지난해 38홀드로 역대 최고령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 6월 41세 3개월 15일의 나이로 개인 통산 최고령 100홀드를 달성했는데, 이전 기록은 김진성이 세웠던 38세 6개월 28일이었다.

경이로운 활약을 펼치는 두 선수는 올 시즌에도 홀드왕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진성은 70경기에서 6승 3패 1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48로 홀드 부문 1위, 노경은은 69경기에서 3승 5패 3세이브 29홀드 평균자책점 2.05로 홀드 부문 2위다.

두 선수는 올 시즌 투수 최다 경기 출전에서도 2, 3위를 달린다.

노경은과 김진성이 불혹을 훌쩍 넘어서도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두 선수는 모두 상대를 가리켜 "좋은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구하는 노경은
투구하는 노경은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SSG 노경은이 7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5.7.2 [email protected]

노경은과 김진성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 맞대결에 앞서 따로 만나 서로를 격려했다.

김진성은 "노경은 형은 존재만으로도 내게 큰 힘이 된다"며 "형의 경기력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원동력,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은이 형이 46살까지 하고, 나는 45살까지 선수 생활을 해서 함께 은퇴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노경은도 1살 터울의 동생 김진성에게 많은 자극을 받는다.

노경은은 "김진성은 위기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난 투수"라며 "진성이가 있기에 나도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둘 다 오랫동안 좋은 기량을 유지하면서 많은 후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두 선수는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함께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펼치는 장면을 꿈꾼다.

1위 LG의 김진성은 3위 SSG 노경은에게 "꼭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라"며 "존경하는 형과 나란히 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했다.

노경은은 "벤치클리어링 하면 (나이가 많아서) 우리 둘이 싸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껄껄 웃은 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둘 다 건강하게 잘 마쳤으면 한다"고 덕담했다.

김진성 역투
김진성 역투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무사 만루 두산 정수빈 타석 때 LG 두번째 투수 김영우와 교체된 김진성이 역투하고 있다. 2025.8.7 [email protected]

이날 김진성은 노경은에게 많은 조언을 하기도 했다.

김진성은 "리그 현역 선수 중 선배가 많지 않다"며 "(노)경은 형한테는 편하게 물을 수 있다"고 했다.

노경은은 김진성이 '많은 나이에도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을 묻자 "많은 투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쉬는 날에도 공을 손에서 놓지 않는데, 난 투구 훈련 대신 컨디션 훈련에 전념한다"며 "롱런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구속이 잘 나오는 날엔 오히려 난타당하는 경우가 많더라"라며 "몸 상태가 좋다고 방심하면 흔들리는 경우가 많으니 구속에 얽매이지 말고 매 순간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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