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짜릿한 역전극을 펼친 끝에 내셔널 타이틀을 9년 만에 되찾았다.
매킬로이는 8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K클럽(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아일랜드 오픈 최종일 연장전에서 요아킴 라게르그렌(스웨덴)을 꺾고 우승했다.
아일랜드 오픈은 아일랜드 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다.
매킬로이는 국적은 영국이지만, 어릴 때부터 아일랜드 골프협회 소속으로 활동했고 도쿄와 파리 등 두 차례 올림픽에도 아일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아일랜드는 골프 선수 매킬로이에게는 사실상 '홈'이나 마찬가지다.
첫날부터 2만명 넘게 방문한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으나, 막판까지도 매킬로이의 우승은 어려워 보였다.
17번 홀까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인 매킬로이는 먼저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 선두로 경기를 끝낸 라게르그렌에 2타가 모자랐다.
18번 홀에서 매킬로이는 340야드 티샷에 이어 물을 넘기는 192야드 아이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다.
매킬로이는 8.5m 이글 퍼트를 욱여넣어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홈 관중의 우레 같은 함성을 끌어냈다.
6언더파 66타를 치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매킬로이는 18번 홀에서 이어진 세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역전극을 완성했다.
2016년에 이어 9년 만에 아일랜드 오픈 정상에 다시 선 매킬로이는 DP월드투어 우승을 20회로 늘렸다.
올해 마스터스를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매킬로이는 "홈에서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 우승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멋진 시즌이고 내 골프 선수 경력 가운데 최고로 남을 것"이라면서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 재킷을 홈으로 가져온 것만 해도 멋진데 이렇게 선수 생활이 끝난 뒤에도 기억에 남을 특별한 날이 됐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매킬로이와 나란히 6언더파 66타를 친 라게르그렌은 매킬로이의 기세에 눌려 아쉬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하며 5타를 줄인 라파 카브레아 베요와 1언더파 71타를 친 앙헬 이달고(이상 스페인)는 2타차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11일부터 영국 런던 근교 웬트워스 클럽에서 열리는 DP월드투어 플래그십 대회 BMW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