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베테랑 타자 송성문이 올 시즌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송성문은 광복절인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wiz와 홈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5회 2사 후 상대 선발 고영표로부터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사진은 올 시즌 20번째 홈런 때리고 타구 바라보는 키움의 송성문.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주장 송성문(28)은 경기 전 훈련 때부터 바쁘다.
팀 훈련을 하고 나면 보통 베테랑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경기를 준비할 시간을 보내지만, 송성문은 후배들이 공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준다.
정리에서 빠진 후배를 불러서는 "곤장을 맞아야겠다"며 장난스럽게 지적하며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팀 기강도 잡는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wiz전에 앞서서 만난 송성문은 "경기 외적으로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노력한다. 저도 어릴 때 모범적인 선배들을 가까이서 보고 많이 배웠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키움은 사실상 3년 연속 리그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감독과 단장은 전반기가 끝난 뒤 전격 경질되고, 복귀를 눈앞에 뒀던 에이스는 훈련 중 벌어진 일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키움 팬들로서는 야구에서 점점 멀어질 소식으로 가득하지만, 송성문의 고군분투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응원용 봉을 잡는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1사 1,2루. 키움 송성문이 1타점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6.26 [email protected]
송성문은 올 시즌 115경기에 출전, 타율 0.302, 136안타, 20홈런, 20도루, 66타점, 7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89로 팀 공격을 이끈다.
지난 15일 고척 kt전에서는 시즌 20호 홈런을 터트려 지난해 홈런 하나가 부족해서 놓쳤던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 리그 1호이자 통산 58호다.
히어로즈 구단 역사를 따져보면 더그 클락(2009년), 강정호, 박병호(이상 2012년), 김하성(2016·2020년)에 이어 6번째다.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송성문에 앞서서 이 구단 소속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모두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송성문 역시 이번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빅리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송성문은 이달 초 구단과 6년 총액 120억원의 비(非) 자유계약선수(FA) 장기 계약을 체결했지만, 구단은 선수가 희망하면 해외 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약속했다.
(서울=연합뉴스) KBO리그 최다연속 도루 신기록(34연속 도루)을 세운 송성문(왼쪽 세번째)이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설종진 감독 대행(왼쪽 네 번째)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송성문은 2023년 8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올해 6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4연속 도루 기록을 세웠다. 2025.8.3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송성문은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대해 "작년에 상상도 못 한 기록이었다가 마지막에 홈런 1개가 부족해서 너무 아쉬웠다. 그때 '나도 20-20을 한 번쯤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작년에 실패했다가 올해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대단한 선배님들이 했던 기록이라 영광이고 그분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20홈런-20도루라는 빛나는 이정표를 세운 송성문은 올 시즌 강력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다.
3루수는 이른바 팀을 대표하는 강타자가 즐비한 포지션이며, 히어로즈 역사상 이 자리에서 황금 장갑을 차지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김도영(KIA 타이거즈)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했던 송성문은 올 시즌 문보경(LG 트윈스)과 경쟁한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내야수 송성문과 비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6년 총액 120억원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내야수 송성문. 2025.8.4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송성문은 "보경이는 함께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다녀왔는데, 정말 멋진 동생"이라면서 "사실 골든글러브도 받고 싶다. 아직 30경기 넘게 남았으니 최선을 다하고 부상 없이 뛴다면 꿈은 꿀 수 있을 것"이라며 "작년은 (김도영 때문에) 꿈조차 못 꿨는데, 올해는 경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동기가 부여된다"고 말했다.
어려운 팀 사정에도 변함없이 응원해주는 팬들은 송성문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는 "팬들께서 20홈런-20도루를 보고 싶다고 많이 말씀 주셨다. 그걸 보여드려서 기쁘다"면서 "이제 저희 팀에서 저보다 잘하는 후배들이 계속 등장한다면 팀은 더 강해진다는 뜻일 것이다. 잘 성장해주면, (장기 계약을 체결한) 6년 안에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