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백보드를 지배할 빅맨이 있다면 아시아에서 훨씬 더 비상할 수 있을 겁니다."
안준호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은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에서 탈락한 뒤 '높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중국에 71-79로 졌다.
한국은 높이에서 앞서는 중국과 골밑 싸움에서는 대등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주무기'로 여겨지던 3점 슛이 난조를 보인 게 패인이었다. 한국의 3점 성공률은 12.5%에 불과했다.
안 감독은 외곽슛이 저조했던 원인은 결국 '신장의 열세'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장신 벽에 제공권을 내줘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없었다. 슛 성공률을 높였어야 했는데 상대 장신 선수들의 스위치 디펜스에 막혀 3점이 저조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도 빅맨, 장신 선수가 있다면 어떤 팀과 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여기서 멈췄지만, 선수들은 '원팀 코리아' 정신으로 최선을 다했다. 코트에서 미션을 100% 수행해냈다"고 평가했다.
비록 8년 만의 아시아 4강 진출엔 실패했으나, 이번 대회와 앞서 치른 4차례 평가전에서 이현중(나가사키), 여준석(시애틀대) 등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펼쳐 보인 뜨거운 농구에 많은 팬이 환호했다.
안 감독은 "앞으로도 어떤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겠다. 정진하고 비상하겠다"면서 "한국 남자 농구가 동력과 생명력을 이어가게 하는 주체는 팬 여러분이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목소리에 부응하고, 귀 기울이고,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1991년생인 대표팀 '맏형' 김종규(정관장)는 "주축 (후배)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내가 경기장에서 좀 더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오늘 우리가 힘들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번이 6번째 아시아컵 출전인 김종규는 다음 대회 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여긴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자리도, 오기 싫다고 안 올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면서 "한국 농구는 세대교체 중이다. 좋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한국 농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