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경기력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지금 성장 그래프가 잘 그려지고 있다. 어디까지 (올라) 갈지 나도 모르겠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우승과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 끝에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친 김아림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아림은 14일 경기도 포천시 몽베르 컨트리클럽 가을·겨울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장거리 비행 끝에 모처럼 접한 국내 골프 코스에서 치른 첫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김아림은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 막판에 흐름이 엉켜 아쉽다"고 자평했다.
아닌 게 아니라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아림은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냈고 14번(파5), 17번(파3),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보태는 등 순항했다.
하지만 2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적어내더니 4번(파4), 5번 홀(파4)에서 그린을 살짝 벗어난 어렵지 않은 자리에서 파 세이브에 잇따라 실패했다.
6번 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꿨지만, 남은 3개 홀에선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김아림은 "퍼팅 라인을 읽는데 착시가 있었다. 연습 라운드에서 라인의 포인트를 파악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다시 확인해 보니 조금 달랐다"고 말했다.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놓치고선 답답한 표정을 지었던 김아림은 "캐디 말을 듣지 않고 내 판단대로 쳤더니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김아림은 그러나 실망감 대신 자신감을 보였다.
"퍼트 라인에 착시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해서 긍정적이다. 내일부터는 캐디와도 호흡을 맞추겠다"면서 "그래도 보이면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부터는 상황 판단과 그린을 읽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회 때 우승에만 포커스를 두진 않는다. 경기력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지금 성장 그래프가 잘 그려지고 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지금보다 앞으로가 훨씬 매서울 것이다. 그 매서움이 어디까지 갈진 나도 모르겠다"고 장담했다.
이날 KLPGA 투어 장타 1, 2위인 이동은, 방신실과 함께 경기한 김아림은 "두 선수 모두 뛰어난 무기를 갖고 있다. 이동은은 아이언 샷이 좋았고, 페이드를 잘 구사해 많은 것을 배웠다. 방신실도 드로 구질인데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 인상 깊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