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은퇴를 결심하면서 2006년 3월 한국 야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멤버들이 전원 퇴장했다.
삼성 구단은 6일 "오승환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한국 KBO리그에서 정규시즌 737경기, 일본에서 127경기,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232경기에 등판했다.
한미일 통산 1천96경기에 등판한 오승환은 세이브 549개(KBO리그 427개, 일본 80개, MLB 42개)를 수확했다.
또한,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모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진기록도 세웠다.
3개 리그에서 뛰며 기록과 추억을 쌓았지만, 오승환은 '인생의 변곡점이 된 대회'로 제1회 WBC를 꼽았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승환은 그해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을 올리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2006년 3월에 열린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
1회 WBC 대표팀은 한국 최초 빅리거 박찬호, 한국 야구의 아이콘 이승엽, 이종범, 구대성, 현역 빅리거 김병현, 서재응, KBO리그를 대표하던 우완 삼총사 손민한, 박명환, 배영수 등 초호화 멤버로 꾸려졌다.
당시 대표팀 막내는 1984년생 전병두였다.
오승환은 1982년생 친구 김태균과 함께 두 번째로 어린 선수였다.
하지만, 대회를 치를수록 오승환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 첫 경기까지 박찬호를 마무리 투수로 썼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박찬호를 선발 투수로 돌리기로 결정하면서 2라운드 2차전 미국과의 경기부터 오승환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오승환의 공을 지켜 본 미국 대표팀 포수 마이클 버렛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마치 시속 110마일(약 177㎞)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 같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승환은 훗날 "고교 때 팔꿈치 수술을 받은 나는 MLB 진출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대학 때까지는 KBO리그에 살아남는 것만 생각했다"며 "1회 WBC에 출전해 빅리그에서 뛴 선배들과 함께 뛰고, 현역 빅리거를 상대하면서 '혹시 나도'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로 부상한 오승환은 2014년과 2015년 한신 타이거스에서 '일본 최고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빅리거의 꿈도 이뤘다.
2009년, 2013년 WBC에도 삼성 소속으로 출전한 오승환은 2017년 자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WBC 출전은 '현역 빅리거' 신분으로 했다.
오승환은 철저한 몸 관리로 구속을 유지하고 구종도 추가하며 마흔이 넘어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2006년 WBC 멤버 중 가장 오래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가 오승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