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손흥민, 한여름 6만여 '하얀 열기' 받으며 토트넘과 작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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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손흥민, 한여름 6만여 '하얀 열기' 받으며 토트넘과 작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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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완장 차고 상암벌 65분 고별전…벤치에 앉자 참았던 눈물 흘려

EPL 득점왕·토트넘 통산 득점 5위…10년 신화 끝낸 순간 '축복의 비'

눈물 흘리는 손흥민
눈물 흘리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2021-2022시즌 리그 득점왕에 오르고 2024-2025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10년간 활약했다.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올여름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2025.8.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울보' 손흥민(33)은 10년을 뛴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의 순간 울음을 참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갈 때쯤 손흥민의 다음 도전을 응원하는 듯한 '축복의 비'가 시원하게 쏟아져 눈물을 씻어줬다.

손흥민이 한여름 6만여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성대하게 토트넘 홋스퍼 고별전을 치렀다.

3일 저녁 한국의 '축구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토트넘을 상징하는 하얀색으로 가득 찼다.

적잖은 열성 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은 상대 팀 뉴캐슬의 검은색 줄무늬 유니폼 역시 바탕은 흰색이어서 한국 축구 역대 최고 스타인 손흥민의 다음 도전을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이날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는 10시즌을 뛴 토트넘을 올여름 떠나기로 결심한 손흥민이 국내 팬들 앞에서 펼치는 고별전이었다.

아쉬워하는 손흥민
아쉬워하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5.8.3 [email protected]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이 예고한 대로 주장 완장을 왼팔에 두르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가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올 때부터 관중석에서는 벌써 골이라도 넣은 듯 함성이 쏟아졌다.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브레넌 존슨은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펼쳐 보여 흥을 돋웠다.

손흥민은 열심히 왼쪽을 누비며 득점 기회를 모색했으나 끝내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데엔 실패했다.

브레넌 존슨
브레넌 존슨 '찰칵 세리머니는 계속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토트넘 브레넌 존슨이 선취골을 넣은 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8.3 [email protected]

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브레넌 존슨이 손흥민에게 주려던 패스가 빗나가자 아쉬움의 탄성이 상암벌의 후텁지근한 공기를 갈랐다.

전반 36분엔 손흥민이 골 지역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수비를 맞고 나왔다.

토트넘 동료들은 손흥민에게 득점 기회를 안기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은 평소와 다르게 킥을 전담하지 않고,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슈팅 기회를 엿봤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밝은 미소로 마지막 인사
밝은 미소로 마지막 인사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후반 교체 아웃되며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8.3 [email protected]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후배 양민혁을 비롯해 동료 하나하나와 포옹을 나눴다.

토트넘은 물론이고 뉴캐슬 선수들까지 2열로 서서 떠나는 손흥민의 등을 두드려줬다.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미소 짓던 손흥민은 벤치에 앉아 눈물을 흘리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았다.

전광판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푸슈카시상을 받은 70m 드리블 골 등 손흥민의 연출해낸 숱한 명장면이 흘렀다.

동료들은 손흥민을 둘러싸더니 헹가래를 쳐줬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 쥐고 또 한 번 울었다.

관중 대부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부터 기량이 큰 폭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여 이적설이 파다하던 손흥민은 전날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눈물 흘리는 손흥민
눈물 흘리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교체 아웃된 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8.3 [email protected]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EPL) 팀이나 다른 빅리그로 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FC(LAFC)로의 이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지칠 줄 모르고 광속으로 그라운드를 내달리던 손흥민도 이제 축구화를 벗을 날을 앞두게 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 EPL 무대에서 전성기를 포함해 10년을 보낸 손흥민의 '끝의 시작'이다.

이 10년의 세월은 그 자체로 세계 축구계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뉴캐슬 수비 사이로 크로스 올리는 손흥민
뉴캐슬 수비 사이로 크로스 올리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뉴캐슬 선수들 사이로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2025.8.3 [email protected]

몸과 몸이 맞부딪치는 축구에서 아시아인에겐 인종적 한계가 있다는 게 한때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손흥민이 펼쳐 보인 믿기지 않는 활약상은 이런 관념을 애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지워버렸다.

축구 인프라의 격차, 문화적 차이, 그리고 때때로 겪은 인종차별의 장벽을 손흥민은 천부적 스피드와 성실하게 갈고 닦은 양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시원하게 부숴버리고 47억 아시아인의 '별'이 됐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높은 곳까지 달려 나간 손흥민 덕에, 10년간 기사로 '신화'를 쓰는 호사를 누린 기자들 상당수도 작별의 순간에 울컥했다.

토트넘 고별전 입장하는 손흥민
토트넘 고별전 입장하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2025.8.3 [email protected]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남긴 발자취는 뚜렷하다.

2015-2016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공식전 454경기를 뛰면서 EPL 127골, 국내 컵대회 19골, 유럽클럽대항전 27골을 넣고 도움은 도합 101개를 올렸다.

토트넘 역대 최다 골 부문에서 해리 케인(뮌헨·280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보비 스미스(208골), 마친 치버스(174골)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1-2022시즌에는 EPL에서 23골을 터뜨리며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3골)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10년의 여정 마무리하는 손흥민
10년의 여정 마무리하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서 교체되며 관중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5.8.3 [email protected]

지난 5월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기여하며 '무관'(無冠)의 꼬리표도 떼어냈다.

허리에 태극기를 두른 손흥민은 주장 자격으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토트넘과 아시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만들었다.

이날 시축은 손흥민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배우 박서준이 맡았다.

그는 "큰 경기에 초대돼서 영광이다. 긴 여정 덕분에 밤잠을 많이 설쳤고, 감사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득점 기계'로 조련해낸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대표팀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경기장에서 손흥민과 토트넘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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