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중앙그룹이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를 스포츠 중계권 장기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중앙그룹은 지상파 3사가 '스포츠 중계방송 발전협의회'(Korean Sports Broadcast Development Association·KS)를 구성했으며, 2011년부터 운영 규정을 통해 중계권 공동구매와 합동 방송 사안을 비공개로 합의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운영 규정 협의문에는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방송사가 나머지 두 곳에 각각 300억원, 총 600억원의 위약벌(벌금)을 물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지상파 3사가 카르텔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과도한 장치를 만들어 둔 것이라고 중앙그룹은 지적했다.
중앙그룹은 "지상파 3사의 담합이 시장 진입을 실질적으로 막았다"며 "공정거래법 40조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제45조에서 금지한 공동의 거래 거절에도 해당한다"고 제소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중앙그룹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개최되는 동·하계 올림픽과 2026년, 2030년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의 한국 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당시 상당한 금액을 들여 중계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상파 3사는 곧장 보편적 시청권을 해친다고 반발했다.
양측의 갈등은 올해 2분기에 한층 더 깊어졌다.
중앙그룹은 지난 4월 공동 중계방송권자 선정을 위한 공개 입찰을 실시했지만,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또 3사는 중앙그룹이 불공정 입찰을 하고 있다며 입찰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현재 중앙그룹은 지상파 방송사가 아닌 네이버와 손잡고 스포츠 경기 중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12일 네이버를 뉴미디어 중계권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전 경기 실시간 생중계와 영상 플랫폼 '치지직'을 통한 중계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