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네덜란드를 경험해본 건 의미가 큰 것 같고, 강팀과 경기를 해야 경기력이 는다고 생각하는데 첫 경기보다 좋아진 게 느껴집니다. AVC컵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의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우리카드)은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차 평가전에서 15점을 뽑으며 3-1 역전승에 앞장선 뒤 강팀을 상대하며 성장하는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허수봉(현대캐피탈)과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로 나선 김지한은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국군체육부대)과 공격 삼각편대를 이뤄 첫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임동혁이 가장 많은 23점을 뽑았고, 김지한은 허수봉과 나란히 15점씩을 사냥했다.
16명의 대표팀 엔트리에 들었던 정지석(대한항공)이 피로 골절로 낙마해 이우진(전 이탈리아 몬차)으로 교체된 데다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과 임성진(이상 KB손해보험)이 각각 손목과 무릎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낸 값진 승리다.
김지한과 임동혁은 세트 스코어 0-1로 뒤진 채 맞은 2세트 초반 차례로 서브 에이스를 꽂으며 결국 25-21 승리의 발판을 놨고, 고비마다 스파이크를 폭발하며 3, 4세트 승리에도 앞장섰다.
한국은 4경기 만에 네덜란드에 승리했다. 앞서 두 차례 연습경기와 1차 평가전 등 3경기에서 모두 1-3으로 패한 터였다.
특히 네덜란드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13위로, 27위인 한국보다 14계단 위인 강팀이다.
임동혁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후 "네덜란드와 같은 강팀과 상대가 될까 생각했지만, 점점 좋아지는 걸 느끼니까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부상 선수가 많아 뛸 수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3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라서 한 발 더 뛰려고 했고, 그래야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한 역시 "첫 경기보다 네덜란드의 강서브를 받는 게 좋아진 것 같다"면서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을 바꿀 수 없다 보니 오히려 그런 상황을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둘 다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바레인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구 챌린지컵) 우승을 겨냥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네이션스컵에서 3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무 입대 후 체중을 6∼7㎏ 빼는 등 몸 관리를 했다는 임동혁은 "지금 대표팀은 한 명의 선수가 30점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 오늘 같은 경기력을 낼 수 있고 좋은 위치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AVC컵과 (9월) 선수권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도 "목표는 당연히 (AVC컵) 우승이다. 작년 대회 때 (3위에 그쳐) 아쉬웠지만 내용상으로 괜찮았고, 선수들이 좋아졌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