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선두로 올라선 전북 현대가 3위 울산 HD를 상대로 올 시즌 두 번째 '현대가(家) 더비'를 통해 '1위 수성·패배 설욕'의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전북은 오는 31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7라운드 홈 경기를 펼친다.
전북(승점 32)은 주중 경기로 치러진 16라운드에서 11위 대구FC(승점 15)에 4-0 대승을 거둬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25)에 1-3으로 패한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1)을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개막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에 그치며 우려를 자아냈던 전북은 이후 12경기 연속 무패(8승 4무)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시즌 초반 10위까지 떨어졌다가 4월부터 2∼3위를 오간 뒤 지난 23일 15라운드에서 무려 3년 만에 시즌 첫 1위로 올라섰고 다음날 곧바로 2위로 내려앉았다가 16라운드 대승으로 사흘 만에 1위를 되찾았다.
전북이 약진한 사이 초반 선두를 질주하던 대전은 최근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로 주춤하며 2위로 내려서 추격자로 처지가 바뀌었다.
울산은 오는 6월 14일 개막하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에 대비해 6월 예정된 K리그1 경기를 앞당겨 치르는 통에 다른 팀보다 1∼2경기를 많이 뛰고도 3위에 랭크돼 아쉬움이 크다.
울산 역시 최근 3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6경기에서 8골을 넣고 6실점 하며 뒷공간 방어에 허점을 노출했다.
최근 4경기에서 7골을 쏟아내는 동안 '클린 시트'(무실점)를 달성한 전북은 이번 17라운드 울산과의 시즌 두 번째 '현대가 더비'에서 울산의 취약한 수비를 노려 선두 수성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더불어 지난 3월 1일 울산과 시즌 첫 대결에서 0-1로 패했던 아쉬움도 씻어낼 참이다.
전북의 상승세를 이끄는 '새내기 태극전사' 전진우와 울산의 간판 골잡이로 떠오른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릭의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전진우는 홍명보호의 다음달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9~10차전 소집 명단에 발탁돼 생애 첫 태극마크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전진우는 대표팀 명단 발표 하루 뒤에 치른 대구와 16라운드 원정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으로 4-0 대승의 주역을 맡았다.
전진우는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선수의 머리에 오른쪽 눈을 부딪친 뒤 한쪽 눈이 퉁퉁 부어올라 제대로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후반 20분 개인기로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 맛을 보더니 6분 뒤 이영재의 득점을 돕는 특급 활약을 펼쳤다.
전진우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한쪽 눈으로 하니까 너무 불편해 '정말 뛰어야 하나'라고 했는데, 솔직히 경기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니까 그냥 뛰고 싶었다"고 패기를 숨기지 않았다.
시즌 11골째를 넣은 전진우는 2위 주민규(대전·10골)를 1골 차로 앞서며 득점 1위를 지켰다.
전진우에게 맞서는 울산의 '간판 화력'은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하는 에릭이다.
올해 울산 유니폼을 입은 에릭은 최근 2경기 연속골(3골)을 뽑아내며 시즌 8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라 전진우와 주민규를 추격하고 있다.
에릭은 이번 '현대가 더비'에서 전진우와 '골잡이' 자존심 싸움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선두 재탈환을 준비하는 대전은 31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9위 FC안양과 대결한다.
대전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전북과 울산이 비긴 상황에서 안양을 꺾고 1위로 다시 오르는 것이다.
◇ 하나은행 K리그1 2025 17라운드 일정
▲ 31일(토)
서울-제주(서울월드컵경기장)
전북-울산(전주월드컵경기장)
안양-대전(안양종합운동장·이상 오후 7시)
▲ 6월 1일(일)
김천-수원FC(김천종합운동장)
포항-강원(포항스틸야드)
대구-광주(대구iM뱅크파크·이상 오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