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현역 은퇴 후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미래를 키워온 전설적인 공격수 라울 곤살레스(47)가 2군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레알 마드리드는 28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라울이 유소년 아카데미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결정을 구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구단 역사 및 세계 축구계의 위대한 레전드 중 한 명과 그동안 유소년 아카데미 감독, 트레이너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면서 "라울은 언제나 모든 마드리드 팬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고, 레알 마드리드는 언제나 그의 고향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울은 2009-2010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16시즌을 보내면서 통산 741경기에 출전해 323골을 터트린,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라울은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정규리그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 등을 경험했다.
골을 넣고 반지를 낀 손가락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라울은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뛰며 A매치 102경기에 출전해 44골을 터트렸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뒤로는 샬케04(독일), 알 사드(카타르), 뉴욕 코스모스(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2015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지도자 생활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시작했다.
라울은 2018년 8월부터 레알 마드리드 산하 15세 이하 팀을 지도한 뒤 2019년 18세 이하 팀 감독을 거쳐 2군 격인 카스티야를 지휘해왔다.
19세 이하 팀을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스페인 3부 리그에서 뛰는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를 이끌고는 플레이오프에서 2부 승격에 번번이 실패했다.
라울이 카스티야 감독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최근 1군 감독에 사비 알론소가 선임된 데 따른 것이다.
라울은 2021년 지네딘 지단(프랑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나고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가 1군 감독에서 물러날 때 후임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지휘봉을 잡지는 못했다.
라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지도자로서 나의 삶이 새로 시작된다"면서 "늘 고향 같을 이곳으로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카스티야 감독은 역시 레알 마드리드 선수 출신이자 현재 구단 유소년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