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인 외조부모와 어머니를 둔 '한국계 투수' 미치 화이트(30)가 프로야구 SSG 랜더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SSG는 25일(한국시간) "외국인 투수 화이트와 드루 앤더슨이 현지시간 24일에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훈련장에서 캐치볼을 했다. 공식 훈련 시작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화이트는 "SSG에 합류해서 기쁘다. 팀원들을 만나서 인사하니까, SSG에 온 게 실감 난다"며 "팀원들이 반갑게 맞이해줬다. 앤더슨과도 오늘 처음 만났는데 야구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앞으로도 서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 닮은 꼴'로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이를 화이트도 알게 되는 등 사연 많은 선수가 '어머니의 나라' 한국의 SSG 구단과 계약했다.
화이트는 미국 구단의 영입 제의도 받았지만, 총액 100만달러(약 14억3천만원)를 전액 보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애한 SSG의 손을 잡았다.
화이트는 2016년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지명받은 유망주였다.
그는 2020년 8월 29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8회말 등판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때 추신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통산 첫 탈삼진을 기록하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졌다.
하지만, 화이트는 MLB에 정착하지는 못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71경기에 등판해 185이닝 4승 12패, 평균 자책점 5.25를 올렸다.
마이너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26승 2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93이다.
화이트는 다저스에서 뛸 때부터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닮은 선수로 한국 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화이트도 자신이 '박찬호 닮은 꼴'로 불린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화이트의 이모는 미국 ABC 나이트라인을 진행하는 '간판 앵커'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이다.
주주 장은 1965년 한국 서울에서 태어나 1969년 부모 장백기, 조옥영 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장백기, 조옥영 씨는 화이트의 외조부모다.
주주 장은 화이트가 다저스에 입단하고,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고, MLB 선발 투수로 처음 마운드에 설 때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저 선수가 내 조카"라고 쓰며 애정을 드러냈다.
ABC는 뉴스에서 2020년 화이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아메리칸드림의 성공 사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화이트는 "어머니는 어렸을 때 미국으로 넘어오셨는데 내가 한국에 가게 되면서 가족들이 함께 잠깐이라도 한국을 방문할 계기가 생겼다. 시즌이 시작되면 한 달 정도 한국에 오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나는 7살 때 한국에 한 번 가봤다. 한국 음식은 평소에도 먹었었고 냉면같이 육수가 있는 음식을 가장 좋아한다. 음식도 그렇고 한국에 적응하는 부분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가 한국행을 택한 건, '풀 타임 선발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굴곡이 많았다. 빅리그에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고, 부상도 당했다"며 "지금은 몸 상태가 완벽하다. 한국에서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기복 없이 계속해서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야구를 미디어로만 봤지만 야구장 분위기나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인상 깊었다"며 "캠프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SSG는 한국 무대 2년 차인 앤더슨이 화이트와 '외국인 원투펀치'를 이뤄주길 기대한다.
앤더슨은 "화이트와 대화가 잘 통해서 많은 대화를 했다"며 "시즌 내내 서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화이트의 합류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