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해 5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 파이널A에 진입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폈던 FC서울이 2025시즌을 앞두고 이적시장의 '우승 도전' 행보 속에 담금질에 들어갔다.
서울 선수단은 3일 경기도 구리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2025시즌 첫 소집 훈련에 나섰다.
2019년 3위에 오른 뒤 2020∼2023시즌 연속으로 파이널B에 그쳤던 서울은 지난 시즌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김기동 감독을 영입하고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 등이 합류한 데 힘입어 4위로 도약했다.
'김기동 체제 2년 차'엔 연초부터 '대형 오피셜'을 연이어 띄우며 이적시장 최고의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베테랑 레프트백 김진수와 공격수 문선민에 이어 지난해 수원FC에서 맹활약한 멀티 플레이어 정승원까지 줄줄이 영입 소식을 알렸다.
이들과 함께 새해 첫 훈련을 마치고 만난 김기동 감독은 "작년 1월 3일에 부임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때보다 마음이 편하다.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기대감을 갖고 재미있게 훈련했다"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게 시작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가세하며 단숨에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지만, 김 감독은 조심스러워한다.
그는 "작년에 힘든 가운데 시작이 미약했으나 목표를 이뤄냈고, 올해는 더 좋은 결과를 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 목표는 선수들과 베트남(전지훈련)에서 공유하며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보다 더 세밀한, 퀄리티 높은 축구를 보여주고 싶고, 그게 지속되면 좋은 결과로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팬들이 보시기에 납득할만한 경기, 감동하실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기존의 선수들이 있으니 김진수, 문선민, 정승원도 경쟁해야 한다. 붙박이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함께해 든든하고, 잘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수의 경우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일 때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문선민이나 정승원은 개인적인 인연은 없었으나 눈 여겨봤던 선수들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진수는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제가 잘 이끌어준다면 다시 올라서겠다고 생각했다. 문선민은 상대 선수로 봤을 때 게임 체인저로 어려움을 줬던 기억이 나고, 정승원은 대구FC 2군에 있을 때부터 보며 '멀티 능력' 등 장점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의 활용법을 설명하며 "진수가 공격적으로 나갈 때 승원이가 뒤쪽을 커버해야 할 것이다. 진수가 승원이에게 밥을 많이 사야 한다"며 웃은 김 감독은 "선민이는 직선적인 드리블러인 만큼 수비하다가 앞으로 나갈 때 빠른 속도감을 내는 축구를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활기찬 분위기에서 새해 첫 훈련을 마친 서울 선수단은 5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전지 훈련한다.
김진수는 "새해 새 팀에 와서 설레고 기대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면서 "나이로 기성용 형 다음으로 고참급인데, 중간 역할을 잘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선민은 "빨리 잘 적응해서 좋은 선수들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공격 포인트 10∼15개 정도를 작성해 팀에 많이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승원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왔는데, 마음이 어렵기도 하고 좋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우승만 보고 여기에 왔다. 꼭 우승해보고 싶고, 그것만 보며 달려가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