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재작년 라이더컵 때 이른바 '모자 게이트'에 합세했던 남자 골프 세계랭킹 2위 잰더 쇼플리(미국)가 올해 신설되는 라이더컵 출전 수당을 받지 않고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3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하와이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하는 쇼플리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이더컵에서 나오는) 돈은 모두 자선에 쓰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출전 수당 지급은 더 많은 돈을 기부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는 라이더컵을 주최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지난달 17일 내년 라이더컵 때 미국팀 선수에게는 출전 수당으로 20만 달러씩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쇼플리의 첫 반응이다.
쇼플리는 202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라이더컵 때 모자를 쓰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가 비난받은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에게 동조해 역시 모자를 벗고 출전해 주목받았다.
캔틀레이는 "맞는 모자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선수에게는 보상이 없는 라이더컵 주최 측에 항의하는 행동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당시 유럽팀 응원단은 모자를 쓰지 않은 캔틀레이에게 '돈만 밝힌다'고 비난했다.
'모자 게이트'에 동조하긴 했지만, 결코 돈 때문은 아니라는 게 이날 쇼플리의 수당 전액 기부 방침 천명의 배경인 셈이다.
쇼플리는 "우리는 1년 내내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기부할 수 있을 때는 기꺼이 기부한다"면서 "라이더컵에서 돈을 챙기지 않고 우리 몫을 기부하는 건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과 디오픈 등 2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밀려 올해의 선수상을 받지 못한 쇼플리는 "세계랭킹 1위가 목표지만, 셰플러 때문에 한참 더 인내하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셰플러는 괴물"이라며 셰플러의 경기력을 극찬했다.
셰플러는 그러나 지난달 손을 다쳐 이번 대회에는 불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