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경기장에서 볼 보이를 향해 원숭이 흉내로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가 브라질 경찰에 체포됐던 아르헨티나 리버 플레이트 여자팀의 선수 4명이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보내고 석방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최고 프로 클럽 가운데 하나인 리버 플레이트 여자팀(리버 플레이트 페메니노) 선수 4명이 인종 비하 혐의로 체포됐다가 석방됐다"며 "카델라 디아스, 카밀라 두아르테, 후안나 칸가로, 밀라그로스 디아스 4명의 선수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매달 상파울루 법정에 출석하는 조건으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사건은 2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리버 플레이트와 그레미우(브라질)의 2024 브라질 레이디스컵 준결승전에서 벌어졌다.
1-1로 팽팽하던 전반 막판 리버 플레이트의 칸델라 디아스가 볼 보이를 향해 원숭이 흉내를 내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됐고, 이를 목격한 그레미우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두 팀 선수는 몸싸움을 벌였다.
그레미우 선수들은 상대 팀 선수들의 인종차별 행위에 항의 표시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주심은 6명의 리버 플레이트 선수들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결국 리버 플레이트에는 5명의 선수만 남게 됐고, '최소 인원'(6명 이하) 규정에 따라 경기는 중단됐다.
더불어 인종차별적 행위와 언행을 펼친 혐의를 받은 리버 플레이트 선수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주최 측은 리버 플레이트의 몰수패를 선언했고, 결승에 오른 그레미우는 지난 23일 결승전에서 바이아(브라질)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이겨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체포됐던 리버 플레이트 선수 4명은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보낸 뒤 풀려났고, 볼 보이에게 한 '원숭이 흉내'가 인종차별적인 비방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2만5천 헤알(약 600만원)의 보상금도 내야 할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