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외국인 선수 선택을 앞두고 막심 지갈로프(35·등록명 막심)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3·등록명 요스바니)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6∼8주 진단을 받았던 요스바니가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하면서 요스바니 또는 막심 가운데 한 명을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5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때 3.57%의 지명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로 뽑았던 요스바니가 2경기 만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막심을 일시 교체 선수로 영입했다.
막심은 합류 직후부터 화끈한 공격력으로 토미 틸리카이넨(37)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입국 다음 날인 11월 13일 KB손해보험전에서 21점을 뽑으며 3-1 승리에 앞장섰고, 15일 삼성화재전에서도 양 팀 최다인 34점을 사냥하며 역시 3-1 승리를 주도했다.
막심은 대한항공 합류 후 총 11경기에서 252점(경기당 평균 22.9점)을 올렸고, 평균 공격성공률 48.06%를 기록했다.
이는 요스바니가 부상 전 2경기에서 기록한 48점(경기당 평균 24점), 평균 공격성공률 56%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이다.
막심과 요스바니가 장단점이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은 대한항공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의 막심은 틸리카이넨 감독이 선호하는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로 어려운 공도 처리하는 능력이 좋다.
반면 요스바니보다 파괴력이 다소 떨어지고 범실이 많은 편이다.
요스바니는 다섯 시즌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검증된 거포로 통산 성적에서 경기당 평균 26.1점의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요스바니는 부상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29일 KB손해보험과 홈경기까지 보고 나서 막심 또는 요스바니 중 한 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틸리카이넨 감독 등 선수단의 의견을 들은 뒤 프런트를 포함한 전 구성원 협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계획"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어떤 선수를 낙점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 선택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현대캐피탈전에서의 경쟁력이 꼽힌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으로서는 현대캐피탈이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이다.
막심은 현대캐피탈전 두 경기에서 29점(경기당 평균 14.5점)에 그쳐 다소 약점을 보였다.
특히 3라운드 최대 빅매치였던 성탄절 맞대결 때는 5득점의 최악 부진 속에 공격성공률도 20%로 저조했다.
요스바니도 삼성화재 소속이던 2023-2024시즌 현대캐피탈전에서는 다른 팀보다는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였다는 평가다.
최천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 선수의 색깔이 다른 데다 요스바니로 결정하면 막심을 다른 팀에서 데려갈 수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으로선 고민이 클 것"이라면서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할 가능성이 큰 만큼 그 부분이 중요 고려 대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