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마침내 손흥민(토트넘)의 '몰아치기 득점' 본능이 되살아났다.
예전 시즌과 비교해 시즌 초반 득점포가 많이 터지지 않아 '슬로 스타터'의 평가를 받은 손흥민은 3경기 연속 득점포(3골 2도움)의 맹위를 떨치며 9시즌 연속 공식전 두 자릿수 득점 달성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2024-2025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에서 토트넘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3-2로 쫓기던 후반 43분 '코너킥 다이렉트 득점'으로 골 맛을 봤다.
손흥민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고, 토트넘은 4-3 진땀승을 거두고 카라바오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보기 드문 기막힌 득점이었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오른발 감아차기로 문전으로 투입한 볼은 크게 휘면서 그대로 맨유 오른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로써 시즌 7호골(정규리그 5골·유로파리그 1골·리그컵 1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앞으로 3골만 더 터트리면 무려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도달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은 지난 9월 27일 열린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홈 경기에서 71분을 소화한 시점에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당시 부상으로 손흥민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10월 A매치 2연전은 물론 토트넘의 정규리그 6~7라운드에 잇달아 결장해야만 했다.
8라운드에 복귀한 손흥민은 골을 터트리며 부상 회복을 알렸지만, 또다시 허벅지 통증으로 9라운드에 결장해 팬들을 걱정시켰다.
이후 손흥민은 좀처럼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다 지난달 29일 AS로마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하며 '득점 시동'을 걸었다.
정규리그에서 침묵하던 손흥민은 지난 9일 첼시를 상대로 시즌 6호골(리그 5호골)을 터트리더니 지난 16일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1골 2도움을 맹위를 떨쳤고, 이날 맨유를 상대로 공식전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12월에만 3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작성, 손흥민은 자신의 특기인 '몰아치기 득점'을 앞세워 캡틴의 자존심을 되살려냈다.
손흥민의 활약에 현지 매체들도 칭찬에 동참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경기 내내 공격 루트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토트넘의 두 번째 득점에도 관여했다"며 "코너킥 상황에서 볼이 골그물 속으로 휘어들어 가는 독특한 득점도 맛봤다"고 평가했다.
토트넘 팬들의 커뮤니티인 '스퍼스 웹'도 "손흥민은 전반전 동안 팀 공격의 흐름을 도왔지만, 후반에는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듯했다"면서 "그때 의도치 않은 코너킥 다이렉트 득점을 꽂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