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들이 내건 국가대표 축구팀 훈련센터 운영 관련 공약으로 충남 천안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수천억원을 들여 천안에 조성 중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NFC)를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공약이기 때문이다.
4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2019년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후보지로 천안을 선정하고 건립사업 관련 협약을 맺었다.
협회가 경기도 파주시와 맺은 '파주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사용 협약 종료 시한(올해 1월)을 앞두고 차기 국가대표 훈련장 건립지로 천안을 선택했다.
이후 시와 협회는 각각 2천335억원과 1천550억원 등 모두 3천885억원을 투입해 천안시 입장면 가산리 일대 부지 44만9천341㎡에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시는 축구장 4면, 생활체육시설(풋살장, 족구장, 테니스장 등), 실내체육관, 축구 역사박물관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실내체육관과 박물관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대부분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협회도 축구장 5면, 스타디움(사무동 포함), 실내 훈련장, 선수 숙소(82실) 등을 건립한다. 협회 시설물 공사는 지난 3월 착공했으며 11월 기준 34%의 공정률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내년 1월 8일 치러질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최근 NFC를 반쪽짜리로 만들 수 있는 공약을 들고나와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A후보는 지난달 25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파주만큼 입지가 좋은 곳이 어디에 있느냐. 천안과 함께 투 트랙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B후보도 출마선언문에서 "축구협회 사무실을 천안 축구종합센터로 이전하겠다는 협회의 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 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을 계속 본부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시와 협회가 맺은 기존 협약을 위반하는 내용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4일 긴급브리핑을 하고 "자치단체와 협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맺은 협약을 헌신짝처럼 져버리는 이런 식의 논리로 서로 논쟁하다가 누가 당선이 되든지 간에 이렇게 되면 그 피해는 도민과 천안 시민이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득표 전략의 일환으로 서로 아무런 제한 없는 대안을 갖고 논의한다는 것은 지역 도민과 시민을 너무 외면하는 가벼운 처사로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대해 자치단체장의 입장에서 엄중히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안시축구협회도 조만간 축구인들의 의견을 모아 공약 철회 호소문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