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개막 9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점수 3-1(25-17 35-37 27-25 25-12)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한 판도 내주지 않은 흥국생명은 9승 무패, 승점 26으로 단독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현대건설은 시즌 3패(7승)째를 당하고 승점 21에 머물러 1위 흥국생명과 승점 격차가 5로 벌어졌다.
'미리 보는 챔프전'이라는 기대와 달리, 1세트 초반은 일방적이었다.
흥국생명은 상대의 연이은 범실을 놓치지 않고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10-0으로 거침없이 달아났다.
현대건설은 일방적으로 점수를 잃자 지난 경기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를 빼고 나현수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현대건설이 4연속 득점으로 따라갔지만, 흥국생명은 정윤주의 활약을 앞세워 25-17로 손쉽게 1세트를 잡았다.
그러나 2세트는 경기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12번의 듀스를 주고받은 2세트 최종 점수는 37-35, 현대건설의 승리였다.
현대건설은 34-35로 세트 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의 퀵오픈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흥국생명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의 후위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현대건설은 경기를 뒤집었다.
마지막으로 위파위의 플로팅 서브를 흥국생명 모든 선수가 지켜보기만 하면서 현대건설은 서브 에이스로 2세트 마침표를 찍었다.
흥국생명은 35-35에서 김연경이 전위에 있었음에도 투트쿠에게 어려운 백어택 토스를 날린 세터 이고은의 선택이 아쉬웠다.
3세트 역시 듀스에서 혈투를 벌였고, 이번에는 흥국생명이 웃었다.
흥국생명은 24-25로 몰린 상황에서 정윤주의 강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정윤주의 서브 에이스로 역전했다.
세트에 마침표를 찍은 마지막 점수는 페인트를 섞은 김연경의 절묘한 손동작에서 나왔다.
승기를 잡은 흥국생명은 4세트 1-1에서 4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이어갔고, 세트 중반 14-5까지 점수를 벌리며 사실상 상대의 백기를 받았다.
흥국생명은 주포 김연경이 28득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정윤주도 21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현대건설은 1세트 초반 부진했던 모마를 뺀 이후에는 그 자리에 나현수를 투입하고 경기를 끝까지 치렀다.
양쪽 날개인 정지윤과 나현수는 각각 15득점과 14득점을 책임졌으나 각각 6개와 9개의 범실로 고전했다.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은 6천14명의 관중이 찾아 모든 관중석이 가득 찼다.
앞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지난 시즌 남자배구 통합 4연패 위업을 달성한 대한항공이 올 시즌도 정규시즌 순위표 꼭대기로 올라갔다.
대한항공은 OK저축은행과 방문 경기에서 세트 점수 3-0(25-20 33-31 25-14)으로 완승했다.
4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은 7승 3패, 승점 23으로 현대캐피탈(7승 2패·승점 20)을 제치고 리그 단독 1위가 됐다.
줄곧 1위를 달리던 현대캐피탈은 전날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점수 0-3으로 일격을 당했고, 대한항공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순위표 자리를 바꿨다.
대한항공은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가 24득점에 공격 성공률 62.50%의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고 정지석도 14득점으로 거들었다.
팀 블로킹 득점 12-5로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높이도 OK저축은행보다 한 수 위였다.
경기의 승부처는 듀스만 8차례 나온 2세트였다.
대한항공은 듀스에서 세트 포인트에 3번이나 몰리면서도 중요할 때마다 막심의 공격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한항공은 31-31에서는 OK저축은행 허를 찌른 조재영의 속공으로 앞서갔고 막심의 퀵오픈으로 33-31을 만들어 길었던 대결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2세트를 내주고 전의를 상실한 OK저축은행을 3세트에는 25-14로 가볍게 누르고 승점 3을 가져갔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던 상대인 OK저축은행은 2승 7패, 승점 7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신호진(12득점)과 차지환(10득점) 국내 쌍포는 두 자릿수 득점을 냈지만,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를 보내고 데려온 새 외국인 공격수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는 3득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