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여자 프로배구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자유계약선수(FA)로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30)를 붙잡았다.
페퍼저축은행은 17일 "리그 최고 공격수 박정아를 연간 총보수 7억7천500만원(연봉 4억7천500만원, 옵션 3억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연 7억7천500만원은 여자배구 선수 한 명에게 줄 수 있는 최고 한도액으로 지난 16일 흥국생명과 계약한 김연경 역시 이 금액으로 1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김연경은 단년 계약이고, 박정아는 3년 계약으로 총액 기준 역대 여자배구 FA 최고액인 23억2천500만원을 받게 됐다.
박정아는 "배구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단에서 좋은 제안을 주셔서 매우 감사하며, 페퍼저축은행이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구단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박정아는 2010-2011시즌 IBK기업은행에 입단한 뒤 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했다.
IBK기업은행에서만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본 박정아는 2016-2017시즌이 끝난 뒤 FA를 통해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고, 그곳에서도 2017-2018시즌과 2022-2023시즌 두 차례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은 흥국생명에 먼저 두 판을 내주고 내리 세 판을 잡는 역전 우승의 주역으로 톡톡히 활약했다.
V리그 '우승 청부사' 박정아는 원소속팀 도로공사가 미들 블로커 FA 배유나와 재계약 방침을 정하면서 팀 급여 총액 문제로 사실상 이적이 확정적이었다.
창단 후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에게 역대 최고 대우를 보장하며 계약서에 도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 외에도 내부 FA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한비(27)를 3년 총액 10억6천만원(연봉 총액 8억원, 옵션 2억6천만원), 리베로 오지영(35)을 3년 총액 10억원(연봉 총액 7억원, 옵션 3억원)에 붙잡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에서 뛴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31)도 3년 총액 3억원(연봉 총액 2억7천만원, 옵션 3천만원)에 영입해 FA 시장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다가올 2023-2024시즌부터 페퍼저축은행 지휘봉을 잡게 될 아헨킴 신임 감독은 큰 취임 선물을 받았다.
아헨킴 감독은 "박정아가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최종적으로 팀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다"면서 "오지영과 이한비 선수의 잔류도 팀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채선아가 합류해 베테랑의 리더십을 더하고 팀의 볼 컨트롤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페퍼저축은행은 4명과 계약으로 FA 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을 최종 마무리했다.
구단은 "오는 21일 아시아 쿼터 선발을 시작으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추가적인 팀 구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