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글렌 스파크맨이었다.
스파크맨은 기량과 불운 등 여러 요인이 겹쳐 19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5.31에 그쳤고, 결국 7월 말 댄 스트레일리로 교체됐다.
그리고 롯데는 지난해 한 시즌 내내 마운드를 지켰던 왼손 투수 찰리 반즈와 15만 달러, 오른손 투수 스트레일리와 1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반즈는 지난해 31경기에서 186⅓이닝을 소화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했고, 스트레일리는 후반기 11경기에서 62⅓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2.31로 에이스 노릇을 했다.
안정적인 성적을 낸 두 명의 선수와 재계약한 롯데는 올 시즌 탄탄한 선발진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두 명의 외국인 투수는 스파크맨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성적으로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반즈는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10피안타(1홈런) 3볼넷 8실점으로 무너졌다.
몸에 맞는 공도 2개를 내줄 정도로 제구력이 완전히 흔들렸고, 팀은 1-9로 완패했다.
시즌 첫 등판인 11일 부산 LG 트윈스전에서 4⅓이닝 4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던 반즈의 2경기 합계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10.80이다.
스트레일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1일 두산 베어스와 잠실 개막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3실점을 남긴 스트레일리는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 6이닝 5실점(8일 부산 kt wiz전), 4⅔이닝 4실점(14일 대구 삼성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스트레일리의 3경기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5.74다.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는 날 승리를 기대해야 하는데, 롯데는 이번 시즌 스트레일리와 반즈가 나온 5경기에서 1승 4패에 그쳤다.
나균안이 국내 에이스로 도약해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45를 거두는 상황이라 더욱 아쉬운 성적이다.
게다가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 불펜 투수들에게까지 부담을 전가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4.1 [email protected]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5경기 합계 25⅔이닝을 소화해 간신히 평균 5이닝을 넘겼다.
불펜 필승조로 기대를 모은 강속구 유망주 이민석이 팔꿈치 수술로 전열을 이탈한 상황이라 불펜 전체에 피로도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외국인 투수 교체를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다.
두 선수 모두 적지 않은 연봉을 투자한 선수들이고, 구단 입장에서는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지난해 보여준 모습을 되찾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이제 막 시즌이 시작돼 영입할 수 있는 선수가 제한적인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그러나 지난 시즌 부진했던 스파크맨을 끌고 가다가 마운드 부담이 커지자 뒤늦게 교체했던 걸 떠올리면 마냥 믿고 기다리는 것도 위험 부담이 크다.
이번 시즌 성적을 내겠다며 '윈나우'를 선언한 롯데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모처럼 지갑을 활짝 열었다.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가 한꺼번에 무너진 롯데의 고민이 깊어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