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는 최근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이 엇박자를 냈다.
강백호, 앤서니 알포드, 박병호는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하위 타순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주전 외야수 배정대, 내야수 황재균 등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탓이다.
kt는 16일 하위 타선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 번째 포수' 강현우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백업 포수 김준태를 지명타자로 활용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날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은 kt의 하위 타선이 폭발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kt는 1회 상대 팀 선발 투수 남지민이 제구 난조에 시달리자 타자 일순하며 대거 7득점을 했고, 5회 세 번째 투수 장지수가 무너지자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합해 5득점 하며 승패를 갈랐다.
평소 중심타선에서 안타를 집중하고 하위타선에서 침묵하며 대량 득점 기회를 날렸던 kt는 이날 상·하위 타선이 유기적인 모습을 펼치며 대승을 거뒀다.
이날 kt 하위 타선은 '이적생' 김상수(33)가 이끌었다.
그는 5-0으로 앞선 1회말 1사 1, 3루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한화 마운드에 카운트 펀치를 날렸다.
그는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를 생산했고, 5회에도 타점을 올렸다.
김상수는 3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의 14-2 대승에 공헌했다.
경기 후 만난 김상수는 "최근 팀의 흐름이 좋지 않았다"며 "(1회) 중심 타선이 집중타를 날리는 상황이라 더욱 집중해서 타격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kt가 원해서 온 선수"라며 "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임하고 있다. 더욱 집중해서 매 타석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프랜차이스 스타였던 김상수는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해 4년 총액 29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김상수는 내야 자원난에 시달리던 kt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그는 이달 중순까지 2할 초반대 타율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지만, 최근 살아나면서 시즌 타율을 0.282까지 끌어올렸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상수는 "kt로 이적하면서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을 나타내는 곡선)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를 지우고 싶었다"며 "지금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내야수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