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겨울 전지훈련 때 구질도 바꾸고 비거리도 늘렸다."
16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고군택은 49경기 만에 우승한 원동력을 겨울 전지훈련 효과로 꼽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어느 정도 수준급 실력을 지녔지만 고군택은 2020년 KPGA 코리안투어에 발을 디딘 이후 두드러진 성적은 내지 못했다.
4번째 시즌을 앞둔 고군택은 미국에서 치른 겨울 전지훈련에서 페이드 구질을 연마했다.
오른손잡이 선수가 쳤을 때 볼 끝이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페이드 구질은 볼이 떨어져 구르는 거리가 짧다. 그만큼 볼이 달아나지 않아서 정교한 샷을 구사할 수 있다.
고군택은 "이번 대회가 열린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는 그린이 아주 단단한데, 페이드 구질 덕택에 그린에 떨어진 볼이 원하는 지점에 멈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고군택은 전지훈련 때 비거리를 늘리는 훈련도 병행했다.
그는 "드라이버 샷 거리가 5∼10m쯤 늘었다"면서 "아이언 샷 정확도도 높아져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군택은 이번 대회에서 2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20언더파를 쳤다.
고군택은 올해 전지훈련을 코치 없이 치렀다.
"원래 레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편"이라는 고군택은 "샷이나 퍼트 모두 많이 부족했는데 이번 전지훈련에서 꽤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고군택은 최종 라운드에서 통산 11승에 디펜딩 챔피언 박상현, 그리고 작년 대상 포인트 2위이자 통산 5승을 올린 서요섭 등 코리안투어 최강자 둘과 챔피언조에서 대결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위축된 모습이 없었다.
"뛰어난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역시 잘 쳐서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넣어야 할 퍼트는 꼭 넣더라"는 고군택은 "나 역시 두 선수 못지않게 잘 할 수 있다고 되뇌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17번 홀부터는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고군택은 "그동안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우승해 기분 좋다"면서 "올해 목표는 두 번 이상 우승하는 것이다. 기왕이면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다음 대회 골프존 오픈에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도 제주 서귀포에 사는 고군택은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라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