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4년 차 고군택이 시즌 개막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내고 무명 탈출을 알렸다.
고군택은 16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시즌 첫 대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작년 챔피언 박상현을 2타차로 따돌린 고군택은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1억4천만원.
고군택은 KPGA 코리안투어 3년 시드도 받았다.
고군택은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승을 이뤄 기쁘다. 올해는 다승을 이루고 싶고, 기왕이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면서 "한번 반짝 우승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를 거쳐 2020년 KPGA 코리안투어에 발을 디딘 고군택은 작년까지 48개 대회에 출전해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때 거둔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팬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고군택은 이번 대회에서 1∼3라운드 선두권을 달렸고 최종 라운드에서 KPGA 코리안투어 11승을 올린 관록의 박상현, 지난해 대상 포인트 2위에 오른 통산 5승의 서요섭과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서요섭에게 1타 뒤진 2위로 이날 경기에 나선 고군택은 10번 홀까지 3타를 줄여 서요섭, 박상현과 공동 선두로 팽팽하게 맞섰다.
고군택은 "워낙 잘 치는 선배들이라서 부담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긴장되긴 했지만 차분하게 잘 대처했다"고 말했다.
고군택에게는 11번 홀 티샷을 앞두고 낙뢰로 경기가 1시간 10분가량 중단됐던 게 전환점이 됐다.
쉬는 동안 순위표도 보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냈다는 고군택은 경기가 재개되자 13∼15번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이날 처음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박상현에게 공동선두를 내준 고군택은 17번 홀(파3)에서 4m 버디를 잡아내 보기를 적어낸 박상현에게 2타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고군택은 18번 홀(파4)에서 티샷을 당겨쳐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두 번째 샷을 그린 언저리까지 보낸 뒤 쉽게 파를 지켜 우승을 완성했다.
268타는 대회 최소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7년 맹동섭이 남긴 269타였다.
작년에 이 대회에서 5타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했던 박상현은 이날 버디 7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를 쳤지만 17번 홀 티샷 실수에 발목이 잡혀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했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바라봤던 서요섭은 2타밖에 줄이지 못해 3위(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서요섭은 14번 홀(파4) 보기에 이어 16번 홀(파4) 티샷 OB로 2타를 잃은 게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