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기록을 세우기 위해 6연승 한 게 아니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20년 만의 '개막 7연승'까지 1승만을 남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은 기록을 신경 쓰다가 경기력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16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여기까지 왔는데 기록 때문에 선수들에게 부담되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록을 염두에 두게 되면 몸이 굳게 돼 있다. 기록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오늘 이 경기를 잘 치러야만 기록도 있는 것이다. (기록이 아닌) 경기에 중점을 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개막과 더불어 쾌조의 6연승을 내달린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이번에 대전을 꺾으면 수원 삼성(1998년)과 성남FC(2003년)가 보유한 K리그 개막 최다 연승 기록(7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홍 감독은 "6경기를 계속 이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팀이든 고비가 오는데 우리는 그 고비를 잘 넘겼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6승 무패로 승점 18을 쌓아 선두를 달리는 울산은 공수 조화가 인상적이다.
6연승을 따내는 동안 13골(경기당 2.17골)에 단 4골(경기당 0.67골)만 내주며 뛰어난 공수 조화를 보여줬다.
무실점이 3경기였고, 1골 이상 내준 적도 없다.
홍 감독 역시 선전의 비결이 수비력이라고 짚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강점도 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는데, 그게 수비다. 수비가 조금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 작년이나 재작년을 보면 경기 중에 한 번에 상대에 위협적인 기회를 주거나 실점하는 게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실점하게 되면 선수들의 심적인 변화가 클 수밖에 없다. (올해는) 그런 장면이 적어서 선수들이 (심적으로) 편한 상태로 경기를 하는 것 같다"며 "예전보다 상대에 기회를 주는 경우가 적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줄곧 울산과 함께 '양강'으로 평가됐으나 시즌 초반 8위까지 떨어지며 고전하는 전북 현대에 대한 질의에는 "남의 팀을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다른 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예의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대전의 이민성 감독도 이날 경기의 최우선 과제가 울산의 7연승을 막는 것이라 강조했다.
'승격팀' 대전은 초반 3승 2무 1패로 선전하며 승점 11을 챙겨 4위에 올라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주문한 건 딱 한 가지다. 우리 안방에서 상대의 개막 7연승을 막자고 했다. 그게 제일 크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에도 1위를 지키는 울산을 상대로 기가 죽고, 얼어서 경기할까 제일 걱정"이라며 "3년간 팀을 맡아보니 내려서서 수세적으로 플레이할 때 결과가 제일 안 좋았다. 나쁜 결과가 나오더라도 맞붙어서 싸워야 우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