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축구 명문 '말디니 집안'이 3대째 이탈리아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다니엘 말디니(23·몬차)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블루에니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경기에 교체로 출전했다.
공격수인 말디니는 이탈리아가 3-1로 앞선 후반 29분 자코모 라스파도리 대신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이탈리아의 4-1 승리에 기여했다.
다니엘 말디니는 '레전드 수비수'로 잘 알려졌으며 이탈리아 대표팀 주장으로 2002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파올로 말디니(56)의 차남이다.
파올로 말디니의 아버지 체사레 말디니 역시 A매치 14경기를 소화한 축구인이다. 감독으로 AC밀란과 이탈리아를 지휘하기도 한 체사레 말디니는 지난 2016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이탈리아 대표팀에 몸담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니엘 말디니는 경기 뒤 "긍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면서 "경기가 잘 풀려 정말 기쁘다. 경기를 보러 온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집에 가서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수비수로 활약한 아버지, 할아버지와 달리 다니엘 말디니는 2선, 측면과 최전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뛴 AC밀란에서 2020년 프로로 데뷔했다.
2021-2022시즌엔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골을 넣어 3대가 한 팀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스페치아, 엠폴리, 몬차에서 임대로 뛰며 실력을 쌓아오던 다니엘 말디니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어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형 크리스티안 말디니는 27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조반니 디로렌초가 멀티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의 완승에 앞장섰다.
마테로 레테기가 전반 41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뽑은 가운데, 디로렌초가 후반 9분 라스파도리의 프리킥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2-0을 만들었다.
디로렌초는 후반 34분에는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이스라엘은 후반 21분 모하메드 아부 파니의 코너킥 직접 슈팅으로 한 점을 뽑는 데 그쳤다.
한편, 이날 경기는 이스라엘 대표팀에 대한 테러 우려와 반전 시위의 긴장 속에 치러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경기장 지붕에 무장한 군인이 배치됐고, 수백 명의 지역 경찰이 경기장에 파견돼 테러와 혼란에 대비했다.
2만5천여 관중을 수용하는 경기장은 보안을 이유로 1만2천석만 채워졌고, 입장권을 소지한 팬들만 경기장 주변을 둘러싼 높은 철제 장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경기장 근처 시내 중심가에는 1천명의 시위대가 몰려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 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스라엘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1년 넘게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자국에서 A매치 홈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UNL 홈 경기는 모두 헝가리에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