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불펜 송은범이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기뻐할 여유도 없습니다."
은퇴 위기에 몰렸던 송은범(40·삼성 라이온즈)은 7월 말에 새 둥지를 찾더니,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감격스러운 순간이지만, LG 트윈스와의 PO 1차전이 열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송은범은 "정말 감사하지만, 지금은 기뻐할 여유가 없다"며 "정규시즌에 삼성과 계약하며 팀에 폐를 끼치지 않기만 바랐다. PO를 앞두고도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7월 25일 송은범과 잔여기간 연봉 5천만원, 옵션 3천만원에 계약했다.
2023시즌이 끝나고 LG에서 방출당한 송은범은 개인 훈련을 꾸준히 했지만, 영입을 제의하는 팀이 없어서 은퇴도 결심했다.
하지만, 삼성이 송은범에게 입단 테스트를 제의했고 꽤 오랜 시간 구위를 점검한 뒤에 계약서를 내밀었다.
송은범은 8월 31일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에 등판해 9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1.08(8⅓이닝 8피안타 1실점)로 잘 던졌다.
삼성은 '투심 패스트볼'을 갖춘 송은범의 땅볼 유도 능력을 기대했고, 짧은 기간이지만 송은범은 그 능력을 과시했다. 송은범은 올 시즌 홈런을 내주지 않고 정규시즌을 마쳤다.
PO 1, 2차전은 타자 친화적인 대구에서 열린다.
삼성은 이번 PO에서도 송은범의 땅볼 유도 능력을 활용할 계획이다.
송은범은 "투심 투수인 나는 안타를 맞아도 '땅볼 안타'를 내줘야 한다. 땅볼을 유도하고, 우리 야수들을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송은범은 LG 타자들을 향한 경계심도 늦추지 않는다.
송은범은 "LG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는 팀"이라며 "LG에서 꽤 오래 뛰어서, LG에는 나를 잘 아는 타자도 많다. 내가 투심을 잘 제구해도, LG 타자들이 잘 공략할 수도 있다. 일단 나는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왕조의 주역이던 송은범은 한화 이글스, LG에서도 가을 무대를 누볐다.
송은범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3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했다.
큰 경기에서 호투한 경험이 삼성 투수진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송은범은 "삼성에서 나는 아직 신인이다. 후배들을 따라다니는 입장"이라고 웃으면서도 "단기전에서는 절대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2사 후에 한 번 마음을 풀면 난타를 당해 돌이킬 수 없다. 집중력을 잃지 말자"고 삼성 후배들을 향해 조언했다
송은범이 "더 잘 던져야 한다"고 마음먹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나는 약 한 달 동안 삼성 1군에서 던졌다. 삼성을 정규시즌 2위로 만드는 데 공헌한 선수들 몇 명이 엔트리에 들지 못해, 미안함을 느낀다"며 "PO에 등판할 기회를 준 박진만 감독님 등 코치진께 보답하고, 다른 선수들에게 더 미안해지지 않으려면 정말 잘 던져야 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