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팀이 강해지니 마무리 투수에게 세이브 기회가 늘어나고,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생기니 팀 승률이 오른다.
2024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마무리 주현상(32)이 만든 선순환이다.
주현상은 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 팀이 3-1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0번째 세이브(8승 3패 2홀드)를 챙겼다.
한화 투수가 한 시즌에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건 2019년 정우람(26세이브) 이후 5년 만이다.
주현상이 팀 승리를 지키면서 한화는 시즌 60승(64패 2무)을 채웠다.
한화가 단일 시즌에 60승 이상을 거둔 건 정규시즌 3위(77승 67패)에 오른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6일까지 한화는 6위에 머물러 있지만, 5위 두산 베어스를 1.5게임 차, 4위 kt wiz를 2게임 차로 추격하며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키워가고 있다.
'불펜 강화'는 올 시즌 한화 도약의 중요한 요소다.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 4.90으로 10개 구단 중 3위를 달린다.
올해보다 투수가 유리한 시즌이었던 지난해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 4.38로 7위에 머물렀다.
절대적인 수치는 나빠졌지만, 지난해 평균 이하였던 한화 불펜이 올해에는 평균 이상으로 도약했다.
블론 세이브(세이브 실패)는 지난해 24개(공동 9위)로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가장 많았는데 올해는 17개로 공동 3위다.
'마무리 주현상의 발견'은 올해 한화 불펜의 가장 큰 성과다.
주현상은 중간 계투로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5일부터 마무리 투수로 승격했다.
6일까지 주현상은 58경기에 등판해 8승 3패 2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37로 잘 던졌다.
세이브 10개 이상을 거둔 투수 중 이닝당 출루 허용이 유일하게 1 미만(0.82)일 정도로 세부 기록도 좋다.
주현상은 내야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투수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도 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7라운드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첫해에 103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3루수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2016년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9년 8월에도 한화 내야진에 자신의 자리는 없었다.
주현상은 2019년 투수 전향을 택했고 2021년부터 1군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투수로 전향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수 전향 성공 사례로 남을 주현상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면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9∼10위를 오가던 한화가 올해에는 5위 이상만 오를 수 있는 가을 무대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