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디펜딩 챔피언' 레버쿠젠이 허무한 역전패로 35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레버쿠젠은 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2라운드 홈 경기에서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먼저 2골을 넣고도 2-3으로 졌다.
레버쿠젠이 2022-2023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보훔전에서 0-3으로 패배한 뒤 무려 462일 만에 당한 정규리그 패배다.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엔 28승 6무, 34경기 무패의 놀라운 성적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무패 우승팀이 탄생한 건 2011-2012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23승 15무) 이후 12년 만의 일이었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개막전인 묀헨글라트바흐와 경기에서는 3-2로 이겼으나 이날 패하면서 두 시즌에 걸친 리그 무패 행진이 끝났다.
먼저 2골이나 넣었고, 상대 감독이 퇴장당하는 '호재'까지 누렸는데도 승리를 놓친 레버쿠젠이다.
전반 25분 라이프치히의 스트라이커 로이스 오펜다가 레버쿠젠 센터백 요나탄 타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마르코 로제 라이프치히 감독은 주심이 경고 없이 넘어가자 거세게 항의했다.
거듭된 항의에 주심은 옐로카드를 두 번 꺼내 들었고, 로제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벤치에서 물러나야 했다.
레버쿠젠은 전반 38분 제레미 프림퐁, 45분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라이프치히는 전반 52분 베냐민 헨릭스의 크로스에 이은 케빈 캄플의 헤더로 한 점을 만회하더니 후반전 오펜다의 원맨쇼로 승부를 뒤집었다.
오펜다는 후반 2분 동료 침투 패스를 골 지역 오른쪽 사각에서 정교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35분에는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때린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역전승을 완성했다.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은 "패배하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오늘의 패배를 받아들이겠다"면서 "분데스리가는 모든 상대가 강하기에 당연하게 승리할 거라 여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퇴장당한 로제 감독은 라이프치히 벤치 바로 뒤의 관중석에 앉을 수 있었다. 그 자리에 앉아있던 레버쿠젠 팬이 자리를 양보해줬기 때문이다.
로제 감독은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심판은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 준 레버쿠젠의 환대와 친절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