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완벽한 경기력으로 제152회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오픈) 골프대회를 제패한 잰더 쇼플리(미국)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쇼플리는 2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디오픈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따돌리고 우승자에게 주는 은빛 주전자 '클라레 저그'를 받았다.
지난 5월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쓴 쇼플리는 2개월 만에 디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는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거둔 선수가 나온 것은 2018년 브룩스 켑카(미국) 이후 6년만이다.
올해 메이저에서만 2승을 따낸 쇼플리는 시즌 총상금만 1천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제 마스터스와 US오픈까지 우승하면 최고의 영예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골프 역사에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한 선수는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까지 5명 밖에 되지 않는다.
디오픈 우승 뒤 쇼플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기 전부터 원했던 것"이라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발짝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랜드슬램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쇼플리의 최근 메이저 대회 성적만 보면 그랜드슬램 목표가 결코 허황한 꿈이 아니다. 올해 우승하지 못한 마스터스에서는 8위, US오픈에서는 공동 7위를 하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는 메이저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쇼플리가 보여준 침착성은 대단했다. 그는 PGA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65타, 디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65타를 적어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큰 목표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또 하나의 큰 대회는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쇼플리는 8월 1일 시작하는 파리 올림픽 남자골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쇼플리는 독일 육상 10종 경기 국가대표였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버지 슈테판의 꿈을 도쿄에서 대신 이뤄줬다.
클라레 저그에 제일 먼저 무엇을 담아 마시겠느냐는 현지 언론의 질문에 쇼플리는 "아버지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