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의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좋은 선수'가 새로운 '황태자' 타이틀을 얻게 될 거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20일부터 진행 중인 축구 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여해 콜롬비아(24일), 우루과이(28일)와 A매치 2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지난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부름을 받았다.
황인범은 22일 오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이틀밖에 훈련하지 않았고, 인원이 다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가벼운 훈련을 해 (벤투 감독 때와) 어떤 점이 다르다고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감독님께서 편하게 해주려고 하시는 게 느껴져 선수들도 좋은 분위기 속에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할 텐데, 어떤 훈련이 준비돼 있을지 기대된다. 잘 따라가서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축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이정협(강원)이 '신데렐라'로 등장하고, 황인범이 벤투 감독의 '황태자'가 됐듯,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중용될 선수가 누구인지는 새로운 관심사다.
황인범은 "어떤 감독님이 오시더라도 꼭 한두 선수는 그런 표현을 듣는다.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될 것 같다"며 "그게 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선수가 될 수도 있지만,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데엔 분명 이유가 있다. 어떤 선수든, 좋은 선수가 '황태자'라는 표현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가 클린스만 감독님의 황태자가 될 수 있게끔,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한 선수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잘 맞춰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누가 됐든, 모든 선수가 인정할 수 있는 황태자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좋은 쪽으로 황태자라고 불린 시기도 있었다"고 떠올린 황인범은 "내가 못 하면 개인적으로 비난받는 건 당연하지만, 감독님과 코치진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때가 있다"며 별명의 무게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그러다 보니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는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는 동기부여가 하나라도 있다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런 부분은 좋았던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 현재 그리스까지 해외 리그 경험을 통해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더 성숙해졌다는 그는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내가 해왔던 플레이를 한다면 클린스만 감독님도 좋게 봐주실 거란 자신감이 있다"는 황인범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하고 싶다. 그런 축구를 하는 선수는 많은 감독님이 좋아해 주신다. 욕심내지 않고, 그렇다고 안일해지거나 나태해지지 않고 해왔던 대로 훈련장에서부터 한순간 한순간을 놓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클린스만호의 첫 A매치 상대인 콜롬비아에는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에서 함께 뛰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도 속해 있다.
황인범은 이에 대해 "많은 동료가 웃으며 한국이 이길 것 같다고 했다. 로드리게스도 한국에서 A매치를 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빠르게, 지치지 않고 90분을 뛴 기억이 있다며 자신은 피해 다니겠다고 하더라"라며 "나는 그 선수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내게 로드리게스에 관해 묻는다면 특징을 잘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부분은 다행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