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류현진 따라 MVP까지…'4관왕' 폰세, KBO리그 '최고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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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류현진 따라 MVP까지…'4관왕' 폰세, KBO리그 '최고의 별'

빅스포츠 0 3 00:21

KBO 시상식서 득표율 76%로 삼성 디아즈 따돌리고 MVP 영예

252탈삼진·한 경기 18탈삼진 숱한 기록 세운 '마운드 지배자'

소감 밝히는 폰세
소감 밝히는 폰세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KBO리그 투수부문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승률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화의 폰세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1.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나고 자란 한 소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경기 중계화면을 보며 '코리안 몬스터'의 투구에 매료됐다.

세월이 흘러 그 소년은 자신의 우상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고, 마침내 그 우상이 19년 전 섰던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31)가 2025년 KBO리그를 완벽하게 지배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폰세는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폰세는 유효 투표 125표 가운데 96표(76%)를 획득, 23표를 받은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나선 한화 폰세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나선 한화 폰세

(대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 투수 폰세가 역투하고 있다. 2025.10.29 [email protected]

한화 소속 선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2006년 '괴물 신인' 류현진 이후 무려 19년 만이며, 한화 구단 최초의 외국인 투수 MVP라는 새 역사를 썼다.

폰세의 MVP 수상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는 입단 직후부터 류현진을 향한 남다른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류현진의 사인을 문신으로 새기고 싶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나는 팬답게 정통 방식으로 유니폼을 구해야 한다"며 류현진에게 직접 부탁하는 대신 아내와 함께 밤마다 인터넷을 뒤졌다는 일화는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지난 7월 올스타전에서는 류현진의 토론토 시절 유니폼을 입고 등장, 류현진의 투구 자세를 완벽하게 흉내 낸 '왼손 시구'를 선보이며 우상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류현진 유니폼 입은 폰세
류현진 유니폼 입은 폰세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나눔 선발 폰세가 메이저리그 시절 류현진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25.7.12 [email protected]

당시 류현진 역시 "동료로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며 화답했고, 폰세 덕분에 류현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온전히 쉴 수 있었다.

이처럼 경기장 밖에서는 '성공한 덕후'였지만, 마운드 위에서 폰세는 우상을 넘어서는 기량을 뽐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지난 5월 17일에 나왔다.

SSG 랜더스와 치른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폰세는 한 경기에서 무려 1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KBO리그 단일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0년 류현진이 세웠던 17탈삼진이다.

폰세,
폰세, '상이 너무 많아서 손이 모자르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KBO리그 투수부문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승률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화의 폰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24 [email protected]

폰세는 자신의 버킷리스트였던 '류현진 기록 넘기'를 달성하며 한국 야구사에 자신의 이름을 굵직하게 새겼다.

2025시즌 폰세의 기록지에는 빈틈이 없었다.

그는 올 시즌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9), 탈삼진(252개), 승률(0.944)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외국인 투수 최초로 '4관왕'을 달성했다.

규정이닝 1점대 평균자책점은 2010년 류현진(1.82) 이후 15년 만이며, 이닝 당 출루허용(0.94)은 21세기 KBO리그 규정이닝 최저 수치다.

또한 개막 17연승 또한 KBO리그 신기록이다.

최동원상 수상 소감 말하는 코디 폰세
최동원상 수상 소감 말하는 코디 폰세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11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오션홀에서 열린 '제12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한화 이글스 투수 코디 폰세가 최동원상을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11.11 [email protected]

특히 탈삼진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5월 17일 18탈삼진 쇼를 포함해 시즌 내내 폭발적인 구위를 자랑한 폰세는 10월 1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시즌 252번째 탈삼진을 기록,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홈플레이트 앞에서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 그리고 낙차 큰 커브의 조합은 타자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덕분에 폰세는 지난 11일 '한국의 사이영상'인 최동원상의 주인공이 됐고 이제 MVP 트로피도 품었다.

폰세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는 올 시즌 33년 만에 전반기 단독 1위를 질주하는 등 만년 하위권 이미지를 벗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남겼다.

폰세는 "포수 최재훈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올해 멍이 들고, 혹이 날 정도로 살신성인한 플레이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마음속 '우리 형'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폰세는 감정이 북받치는지 눈물을 삼키며 "내 진짜 MVP는 아내다. 가끔 쓴소리도 하지만, 나의 영원한 '넘버원' 팬"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폰세의 재계약 여부에 쏠린다.

2015년 MVP 에릭 테임즈, 2019년 MVP 조시 린드블럼, 2023년 MVP 에릭 페디는 KBO리그를 지배한 직후 이를 발판 삼아 MLB에 진출했다.

MVP 수상으로 '코리안 드림'을 완성한 폰세 역시 내년 시즌은 미국 무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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