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상금 3천만달러를 돌파한 임성재가 3년 묵은 우승 갈증 해갈에 나선다.
임성재는 오는 17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리는 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80만달러)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 라킨타 CC,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이상 파72) 등 3개 코스에서 1∼3라운드를 번갈아 치고 상위 65명이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르는 방식이다.
임성재는 시즌 첫 번째 대회였던 더 센트리에 이어 두 번째 출격이다.
더 센트리에서 3위에 오르면서 136만달러의 상금을 따낸 임성재는 통산 상금 3천125만9천508달러를 찍었다.
PGA 투어에서 3천만달러 넘게 상금을 번 선수는 47명뿐이다.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3천280만3천596달러)에 이어 임성재가 두 번째다.
2018-2019시즌에 데뷔한 임성재는 그동안 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말해주듯 매 시즌 페덱스컵 랭킹 30위 이내에 진입하는 기복 없는 경기력을 통해 이른 시일에 3천만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3년이 넘도록 우승 트로피를 보태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임성재는 2020년 혼다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고 2021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2022년, 2023년과 작년 등 3년 동안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준우승은 무려 5번, 3위는 6번이다. 우승 경쟁을 펼쳤다고 볼 수 있는 5위 이내 진입은 20번이나 된다.
'뒷심이 부족하다' 또는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승부사 기질이 모자란다'는 지적을 벗어나기 어렵다.
9시즌 동안 투어 챔피언십에서는 단 한 번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5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3차례 연장전 우승에 우승할 때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짜릿한 이글을 뽑아냈던 소니오픈 챔피언 닉 테일러(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임성재가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을 이룰 가능성은 꽤 높다.
우선 임성재의 경기력이 좋다.
시즌 첫 대회 더 센트리에서 임성재는 3, 4라운드에서 62타와 65타를 쳤다.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함께 3, 4라운드 최저타수를 기록했다.
나흘 동안 버디 31개를 뽑아냈고 보기는 4개뿐이었다.
또 출전 선수 명단에 임성재를 압도할 강호가 많지 않다.
출전 선수 가운데 임성재는 세계랭킹은 4번째, 올해 페덱스컵 랭킹으로는 두 번째로 높다.
PGA 투어닷컴 파워랭킹은 임성재를 1위로 꼽았다.
샘 번스,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니코 에차바리아(콜롬비아),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이자 작년 신인왕 닉 던랩(미국)을 앞섰다.
스포츠 도박업체는 잰더 쇼플리,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에 이어 임성재의 우승 확률을 3위로 전망했다.
임성재가 우승 상금 158만4천달러를 손에 넣는다면 최경주를 제치고 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번 우리나라 선수가 된다.
소니오픈에서 실망스러운 공동 65위에 그친 김주형과 2021년 이 대회 챔피언 김시우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소니오픈에서 연장전을 벌였던 테일러와 에차바리아의 리턴 매치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