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윤리센터, 정몽규 축구협회장 '직무태만'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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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윤리센터, 정몽규 축구협회장 '직무태만' 결론

빅스포츠 0 12 11.21 00:21
이의진기자

문체부 차원 징계 요청…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무혐의

질의에 답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질의에 답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스포츠윤리센터가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징계가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20일 연합뉴스가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리센터는 정 회장이 업무상 성실의무를 어겼다고 판단,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 징계를 요청하는 조처를 의결했다.

지난 7월 홍 감독 선임 직후부터 조사에 나선 윤리센터는 정 회장의 행보가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징계 사유 가운데 '직무태만'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회장으로서 협회 임직원이 규정대로 일하는지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윤리센터는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벌어진 김정배 상근부회장의 '임의적 행정'을 정 회장이 그대로 승인해준 게 문제라고 봤다.

김 부회장이 이사회 없이 별도 회의를 열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장의 권한을 위임한 조처부터 규정상 근거가 없는 행정이라고 윤리센터는 판단했다.

문체부 감사결과 관련
문체부 감사결과 관련 '재심의 요청 검토' 입장 밝힌 축구협회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등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재심의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6일 보도자료를 내 대표팀 감독 선임 등 전날 문체부가 발표한 감사결과에 대해 해명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문체부 감사결과 발표와 조치 요구 건에 대해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2024.11.6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정 회장뿐 아니라 허용된 재량을 넘은 것으로 조사된 김 부회장도 권한을 남용했다고 결론, 문체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김 부회장이 관할하는 영역은 대회운영본부와 경영본부뿐인 만큼, 감독 선임을 책임지는 기술본부·전력강화위 업무에 개입해서는 안 됐다는 논리에서다.

아울러 거스 포예트, 다비드 바그너, 홍 감독을 차례로 만난 이 이사가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면접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홍 감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언론에 회의 내용이 유출될 걸 우려했다는 이 이사의 주장은 입증할 근거가 없는 '추측'에 가깝다는 이유로 수용되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

윤리센터는 이 이사가 홍 감독과 면담 내용을 객관적인 증빙 자료로 남겨두지 않은 만큼, 선임 과정의 객관성·공정성도 저해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 이사 역시 직무태만과 권한남용 혐의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다만 윤리센터는 홍 감독에 대해서는 자신이 선발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봐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페넌트 교환하는 정몽규 축협 회장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페넌트 교환하는 정몽규 축협 회장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오른쪽)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페넌트를 교환하고 있다. 2024.10.28 [email protected]

신동욱 의원은 "문체부에 이어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도 협회 운영 전반에 여러 하자가 발견됐다"며 "확인된 위반 행위에 대해 상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센터가 징계가 마땅하다고 본 정 회장, 김 부회장, 이 이사는 지난 5일 발표된 문체부 특정 감사에서도 '중징계' 대상으로 지목됐다.

다만 장관 차원의 '직접 징계'를 요구하는 윤리센터와 달리 문체부는 징계 주체가 축구협회 공정위라고 규정하면서 "국민 눈높이, 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문체부는 협회 행정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인정한다면서도 이 같은 징계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각종 정책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경고'를 보낸 바 있다.

협회 감독에 나선 문체부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동태를 살펴야 하는 처지다.

각국 축구협회의 연합체인 FIFA는 산하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특히 중시하고, 관련 규정 위반 시 자격 정지 등으로 제재한다.

협회는 문체부 감사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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