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대표팀의 로베르토 만치니(59·이탈리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잡은 지 14개월 만에 경질의 쓴맛을 봤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는 25일(한국시간) 축구대표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치니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 관계를 끝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시간으로 지난해 8월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만치니 감독은 1년 2개월 만에 A매치 20경기에서 8승 7무 5패(승률 40%)의 아쉬운 성적표를 남기고 떠나게 됐다.
만치니 감독은 2018년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면서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을 지휘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앞서 인터밀란(이탈리아)의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를 지휘하고,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맡아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2010-2011시즌 FA컵 우승 등도 일궜다.
이런 가운데 만치니 감독은 지난해 8월 13일 이탈리아 대표팀 사령탑에서 돌연 사퇴하더니 2주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에 부임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만치니의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천500만유로(약 373억원)에서 최대 3천만유로(448억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 세계 축구 감독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사령탑으로 변신한 만치니 감독의 출발은 불안했다.
만치니 감독은 지난해 9월 9일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펼친 사령탑 데뷔전에서 1-3으로 패하더니 13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던 한국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0-1로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만치니 감독은 올해 1월 31일 치러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또다시 한국과 만나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해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더군다나 만치니 감독은 한국과의 승부차기를 끝까지 보지 않고 경기장을 떠나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C조에서도 1승 2무 1패로 3위로 밀리면서 만치니 감독의 경질 여론이 끓어올랐고,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는 만치니 감독과의 결별을 선택했다.